오늘날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지역에서 있는 매봉산은 왜 매봉산이라 부르게 되었을까?
예전에 매봉산 자락(모충동과 수곡동 경계 근처)에 매 부리 모양 혹은 매가 앉아 있는 형상을 닮아서 마을의 수호신처럼 여겨졌던 매바위가 있었는데 매봉산이라는 지명은 바로 매바위가 있는 산이라는 의미로 생겨난 이름인 것이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사이, 매봉산 일대의 대규모 택지 개발과 도로 확장(현재의 모충로 매봉로 일대)이 본격화 되면서 이 매바위가 걸림돌이 되자 발파하여 철거하기로 결정하였다. 아파트 건설 붐에 따라 모충주공 1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매봉산 자락을 깎아 도로를 넓히는 과정에서, 개발 구역 한가운데 위치하게 된 매바위는 보존되지 못하고 제거되었는데 당시에는 문화재나 자연 지형 보존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낮아 안타깝게도 개발 논리에 밀려 사라지고 말았던 것이다. 매바위가 있던 아래 동네는 한자로 '매 응(鷹)' 자에 '바위 암(岩)' 자를 써서 '응암마을(鷹岩)'이라고 불렸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지금은 매바위가 형체도 없이 사라졌지만, 그 주변에서 나고 자란 주민들은 '그 정기 좋던 매바위를 깨버려서 마을의 큰 보물을 잃었다'며 오래도록 아쉬워했다고 한다.
최근(2020년대) 매봉산 일대는 민간 공원 특례 사업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산책로와 유아숲체험원 등이 새로 정비되는 등 또 한 번 격변을 겪었지만 그 옛날 이 산을 지키던 매바위는 여전히 잊혀져가는 이 지역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을 뿐 이곳에 매봉근린공원을 조성하면서도 그 흔적을 복원하지 못하고 이러한 내용을 설명해 주는 안내판조차 남겨 놓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매봉산의 또 다른 이름인 '화청봉'에서 청주라는 지명이 비롯되었다고 본다면 화청봉이라는 지명의 어원을 찾아 보는 것은 청주라는 지명의 어원을 찾는 것처럼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화청봉의 어원은 세 가지로 추정해 볼 수가 있다.
첫째는 화청봉의 또 다른 옛 이름이자 민간에서 오랫동안 불러온 '활장봉'이라는 이름에서 화청봉으로 변이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활장봉이란 지형의 모양이 구부러진 '활장(활대)'을 닮은 산줄기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과 '활을 쏘던 자리(활터)'에서 온 말이라는 설이 있다. 조선 시대 군사 요충지나 관청 인근의 야산에는 군사들이 활쏘기 연습을 하던 '사정(射亭, 활터)'이 흔히 있었으므로 청주 읍성과 멀지 않은 이 봉우리 역시 군사들이 활 연습을 하거나 지휘관이 활장(활 쏘는 장수)들을 모아놓고 훈련을 시키던 봉우리라는 뜻에서 '활장봉'이 되었다는 구전이 주민들에게 널리 이야기되어 왔던 것이다. 즉 활과 관련된 의미로 활장봉이라 하다가 관청의 문헌(청주읍지) 기록을 위하여 유사한 음을 가진 말로서 가장 격식 있고 아름다운 표현인 '화청봉(華淸峰)'으로 기록된 것으로 보는 것인데 설득력은 조금 부족하다고 하겠다.
두 번째는 지형적 특성으로 많이 나타나는 '곶잣(뻗어 내려온 산줄기)'이 한자 표기 과정에서 '화산(花山), 화장(花 + 잣)'이 되고, 이어서 '화창, 화청'의 음으로 한자 표기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제주도의 곶잣, 곶자왈, 화산이라는 지명이나 전국적으로 많이 분포하고 있는 '화산(花山), 화성(花城)'이라는 지명이 이와 같은 예에 해당하며 지명의 명명 과정에서 볼 때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세 번째는 예전에 쓰이던 순우리말 '쉬(벼의 의미)'를 한자로 의역하면서 '화(禾)'라는 지명 요소가 생겨나고 '잣(산, 고개) → 장 → 창, 청'의 변이로 '화청봉'이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이 지역에 화청리, 화동리, 화흥리, 수곡리 등의 옛 지명들이 옛날에 이 지역에 있던 벼농사 지역을 '쉬골, 숫골'이라 한 데서 비롯된 지명으로 본다면 다른 지역의 지명 변이의 예(쉬골 → 수곡동, 화곡동)를 볼 때 지명이 생겨난 과정으로 보거나 역사성으로 보아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화청봉이라는 이름은 순수한 고유어에 뿌리를 두고 생겨난 지명으로 맑고 깨끗한 청주의 이미지를 간직함으로써 청주라는 지명이 생기게 된 어원을 간직하고 있는 중요한 지명으로서 오늘날 청주라는 도시의 중심에 위치하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