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쿄다이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광어, 청어, 단새우, 연어, 잿방어 등 직접 손질하고 숙성한 재료들이 나란히 놓인다. 적초로 향미를 돋운 쌀알이 입안에서 가볍게 풀리도록 쥔 초밥 위에서 각각의 재료가 맛의 향연을 펼친다. 스시쿄다이에 오는 사람들이 꼭 먹는 메뉴 중 하나인 추천 초밥은 스시쿄다이의 시작이자 현재다. 제철 생선 등으로 구성되는 12피스는 그날의 좋은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스시쿄다이를 운영하는 서진혁, 진우 형제가 둘의 이야기를 처음 시작한 건 지난 2022년이다. 같은 가게에서 초밥을 배운 것을 시작으로 형제는 수년간 각자의 자리에서 실력을 키웠다. 일본인 대표가 운영하는 이자카야, 일식집, 초밥 전문점 등에서 경력을 쌓다 보니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분명하게 보였다. 코로나 이후 배달 초밥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도 오마카세 등 고급 일식에 대한 수요도 폭증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배달 초밥의 고급화를 표방하며 계획을 완성한 뒤 부모님의 가게 한편에 스시쿄다이의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스시쿄다이를 운영 중인 서진혁, 진우 형제 대표
쉽게 구할 수 있는 완제품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신선한 생선을 각각의 특색에 맞게 손질하고 숙성하는 것은 물론 달걀, 새우, 문어, 전복 등 생선이 아닌 모든 재료도 직접 만들었다. 오마카세에서 볼 법한 구성을 짜고 집에서 먹는 한 접시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고급스러운 초밥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화려한 차림과 독특한 구성은 금세 입소문이 났다. 높은 단가에도 고집했던 포장재 역시 초밥의 가치를 올리는데 한몫했다.
2023년 동남지구로 옮긴 스시쿄다이에서 형제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좋은 재료와 수작업을 고집하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 초밥에서 그러했듯 모든 메뉴는 직접 만들어야 마음이 놓이는 형제다.
초밥과 함께 가장 많이 즐기는 사시미 메뉴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6~8가지 재료로 준비한다. 훈연하거나 다시마로 감싸는 등 특유의 감칠맛을 살리기 위한 숙성법도 여럿이다. 종류별로 한 점씩 먹으면 끝나는 다른 이자카야와 차이를 위해 서너 점씩 푸짐하게 담는 것도 특징이다. 곁들이는 간장은 가쓰오부시, 다시마 등을 넣고 끓여 만든다.
술도둑 메뉴는 배부르지 않게 다양함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소안주다. 사시미, 튀김, 젓갈, 대게 내장 등 때에 따라 달라지는 작은 접시들이 가볍게 여러 음식을 맛보고 싶은 이들의 선택을 받는다.
가게에서 한 번 더 손질하는 한우 곱창과 대창을 활용한 전골류도 매콤하거나 담백하게 선택할 수 있다. 갓 튀겨 나온 튀김 메뉴에도 고루 신선함을 담긴다. 생물 전갱이를 손질해 튀기는 아지후라이, 다진 고기를 뭉쳐 만드는 멘치카츠는 육즙과 풍미가 다르다. 통통한 새우로 가득한 에비멘치카츠는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삶은 달걀을 으깨고 양파와 피클 등을 다져 넣어 만든 수제 타르타르가 맛을 끌어 올린다.
주말 한정으로 운영하는 메뉴는 유독 주말 손님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닭 날개를 직접 손질해 다짐육과 채소 등으로 소를 채워 만드는 테바사키부터 안키모크림뇨끼, 명란치즈이모모찌, 우나기 쿠시카츠 등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메뉴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싶어 시도해본 생참치 주간에는 250kg 생참치를 낙찰받아와 한 주 내내 푸짐한 접시를 채웠다. 평소 먹기 힘든 부위와 맛에 빠진 단골들은 일주일 내내 찾아오기도 했다.
좋은 재료를 고르고 숙성하고 다듬는 일까지, 형제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먹는 이의 작은 불편마저 덜어내기 위해 몇 시간씩 가시를 발라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억지로 맛을 더하는 대신 제철 생선이 가장 맛있는 때를 기다리고, 재료에 맞춰 수시로 달라지는 메뉴를 일일이 손으로 적는 메뉴판도 '수제'의 의미를 더한다. 부지런한 손끝에서 시작된 형제의 철학이 '스시쿄다이는 무엇을 골라도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로 쌓인다.
/ 김희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