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는 따로, 반대는 한목소리…추풍령 골프장 갈등 거리로

계룡리 비대위 첫 공식 거리집회·저실마을은 석 달째 군청 앞

2026.09.07 14:12:28

7일 오전 영동읍에서 계룡리 골프장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이 '골프장 결사반대', '주민들은 골프장 건설에 동의하지 않는다' 등의 손글씨 피켓을 들고 첫 공식 거리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진경기자
[충북일보] 같은 골프장에 반대하지만 집회는 따로였다. 7일 오전 영동읍 곳곳에서 추풍령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8월 31일자 13면>

오전 7시30분 영동읍 거리에는 노란색 '결사반대' 조끼를 입은 주민들이 손글씨 피켓을 들고 섰다. 1시간 뒤 영동군청 앞에서는 빨간 조끼를 맞춰 입은 주민들이 확성기에 맞춰 "골프장 결사반대"를 외쳤다. 같은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었지만 집회 장소와 방식은 달랐다.

계룡리 골프장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주민 24명은 이날 처음 공식 거리집회에 나섰다. 영동교와 삼일공원 로터리, 영동역 등으로 흩어져 피켓을 들고 유인물을 나눠주며 골프장 반대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7일 오전 영동군청 입구에서 저실마을 주민들이 '골프장 결사반대', '이주대책 수립하라' 등의 피켓을 내걸고 추풍령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진경기자
서영봉 비대위원장은 "아직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단계인데 골프장이 들어오는 것으로 기정사실화돼 가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고 군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앞으로 거리집회를 이어가며 1차로 군민 3천552명의 반대 서명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포도와 사과, 자두 등을 재배하는 천혜심(69) 씨는 "골프장이 들어서면 지하수와 농경지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후손에게 물려줄 물과 농토를 지키기 위해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무시한 골프장 건설 반대' 등의 피켓을 든 이상출·이재호 씨는 "지나가던 한 주민이 과거 골프장에서 근무하며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봤다면서 '골프장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힘을 보태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것은 금전적인 보상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골프장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전 8시30분 영동군청 앞에서는 석 달째 집회를 이어온 저실마을 주민들이 다시 확성기를 잡았다. '생존권 보장', '이주대책 수립' 등의 피켓을 든 주민들은 골프장 반대와 함께 사업 예정지와 맞닿은 마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병수 저실마을 대책위원장은 "지난 주민설명회 이후에도 군이나 사업자 측에서 주민 민원을 어떻게 풀 것인지 아무런 답이 없다"며 "골프장에 반대하고, 사업을 추진하려면 이주대책부터 세우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처음 거리집회에 나선 계룡리 비대위에 대해서는 "그분들도 피해를 보면 안 된다. 꾸준히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골프장에 반대하는 마음은 똑같다"고 했다. 이어 "주민마다 처한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요구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군이나 사업자 측이 주민들과 대화하고 민원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두 반대위는 지난달 26일 주민설명회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골프장 조성 반대에는 뜻을 같이했지만 저실마을은 직접 영향권 주민대책을 함께 요구했고, 계룡리 비대위는 사업 자체의 백지화를 우선하면서 대응 방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이날 거리에서도 그 차이는 이어졌다. 집회 장소와 요구 방식은 달랐지만 '골프장 반대'라는 외침만큼은 같았다.

한편 추풍령 농어촌관광휴양단지는 계룡리 산47번지 일원 168만5천257㎡에 민간자본 1천800억원을 투입해 27홀 대중제 골프장과 숙박·휴양시설, 농업전시·학습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으로 사업자 측은 군의회 의견 청취와 각종 영향평가·심의 등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9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영동 / 이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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