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정권

2026.09.02 14:12:45

이정균

시사평론가

이재명 정권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위기 상황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일정한 하락 흐름을 지속하는 데서 심각성을 더한다. 정권의 위기를 가늠하는 몇 가지 분야가 있다. 여론조사 수치, 정권 내부 충성도, 국민의 정책 수용도 등이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으나 세 가지를 중심으로 들여다보자.

***30%대 지지 국정 동력 상실

여론조사는 정권에 대한 어느 한 시점의 지지도보다 추세가 중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데드크로스'를 지나 7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처음으로 38.9%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주목 받는 이유다. 리얼미터가 지난 달 24~28일 전국 18세 이상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58.7%였다. 5주 연속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2.2%p) 밖에서 긍정 평가를 앞선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는 "집값·전월세 문제로 부동산 민심이 악화한 데다, 대법관 후보자 임명 거부를 둘러싼 위헌 논란, 제주 실종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 불신, 유시민 발언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정권 지지도가 30%대로 하락하면 국정 동력을 상실하는 위험신호로 받아들인다. 국민 세 명 가운데 최소 두 명 이상이 정권을 지지해 줘야 국정 운영이 가능하지만 한 명대로 떨어지면 정권과 민심이 분리된 증거로 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수치와 추세의 흐름을 볼 때 현 정권은 위기 구간에 진입했다.

정권 내부 충성도는 익히 보여주는 것처럼 정권 전반기 임에도 구심력은 약화되고 원심력이 세를 얻는 형국이다. 민주당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이재명 정권 집권 2년 차 초반 시기에 친명과 반명이 격한 대립 구도를 형성해 치열하게 싸운 전당대회는 성숙한 당내 민주주의라는 측면과 권력의 분열을 동시에 드러냈다. 예전의 민주당 같으면 피터지게 대결하더라도 결과가 나오면 적어도 겉으로는 화합과 통합의 모양새를 취했으나 이번에는 기왕에 형성된 대치 전선을 더욱 선명하고 공고하게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이해된다.

당 대표 경선이 끝나자마자 정청래 전 대표의 패배 일성이 "우리는 숫자로 졌지만 우리의 열정과 가치가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달 27일 민주당 의원들이 가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 행사에서 김민석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공개적으로 정청래 전 대표의 노선을 비판했다. 이에 반발하여 정 전 대표가 SNS를 통해 "폭력적" "마이크 독재"라고 역공하는 등 충돌이 진행형이다. 여기에 더해 범여권의 스피커로 불리는 유시민 작가는 "1년 간 대통령이 보인 모습은 오만한 권력자의 모습" "전대에서 확인된 건 민주당원 절반을 잃은 것" 등 거침없는 공세를 이어간다.

국민의 정책 수용도는 거의 최악 수준이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중폭의 8.30 개각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국민의 정책 수용도가 급락했다. 특히, 경제를 책임지는 재정경제부와 부동산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장관, 국가 안보 수장인 국방장관 등의 교체를 미룰 수 없었다.

***대통령 '공소취소' 감행 확신

8.30 개각의 핵심은 김승원 의원의 법무부장관 임명이다. 그는 일찍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공소취소를 주장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선봉장이다. 그를 해당 부처 장관에 임명한 주요 임무가 '공소취소'에 있다고 확신한다. 이재명 정권이 처한 현재의 위기 상황에도 '공소취소' 감행이 예상된다. 그에 따른 여파는 정권의 존립을 흔들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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