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의 1%는 절대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또 다른 1%는 어떻게든 남의 물건을 훔친다. 나머지 98%는 조건이 제대로 갖춰진 상태에서만 정직한 사람으로 남는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이 구절은 공직자 행동강령 교육을 받을 때마다 매번 가슴에 와닿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주어진 환경과 분위기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뜻일 게다. 돌이켜보면 2010년 소방에 첫발을 내디딘 후, 옥천과 영동의 재난 현장을 누비고 충북종합상황실에서 긴박한 신고 전화에 귀를 기울이던 시절에는 '청렴'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막연하게 다가왔다. 오직 눈앞의 생명을 구하는 현장 활동에만 모든 신경을 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영동소방서 예방안전과에서 소방건축 민원 업무를 담당하며 군민들을 대하다 보니, 청렴의 무게를 매일 피부로 느끼게 된다. 공직자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권한을 다룬다. 특히 건축 민원은 군민의 재산권이나 생업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 나의 작은 안일함이 특혜나 부패의 징후로 비칠 수 있다. 제복을 입고 민원인을 대하는 나의 말 한마디, 일상 속 작은 행동 하나가 곧 소방 전체의 품격이자 얼굴이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유혹 앞에 초연한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살펴야 하는 평범한 공직자다. 그렇기에 청렴은 개인의 양심에만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함께 지켜내야 할 문화이자 기준이어야 한다.
청렴은 거창한 구호나 감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동료의 행동을 한 번 더 살피고, 그릇된 길로 가지 않도록 조용히 바로잡아 주며, 나부터 원칙을 지키는 데서 시작된다. 법과 제도는 부패를 막는 최소한의 울타리일 뿐, 조직을 바로 세우는 진짜 힘은 서로에 대한 책임감에 있다.
국민이 소방을 신뢰하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묵묵히 원칙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청렴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내 앞의 민원인이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청렴한 거울이 되어줄 때, 군민의 신뢰는 더욱 단단해지고 소방의 사명도 더욱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