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안보 전선 이상 없는가

2026.08.19 14:04:40

이정균

시사평론가

한국의 안보를 흔드는 중요 사안들이 안보 외적 요인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사례가 최근 들어 더욱 자주 나타난다. 이런 현상은 안보 전선이 공고하지 못하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한다.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축은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한 한미동맹이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국이 경제 발전을 거듭하여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세계 5위의 군사 강국으로 발돋움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미동맹의 균열 예견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전세계의 부러움을 사는 국가가 되었지만 안보 면에서는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치명적 결함 탓에 세계 5위 군사력으로도 동맹 없이는 자주 국방이 불가능한 현실이다. 중국·러시아와 지정학적 전략 요충지에 위치한 숙명에다 남북분단의 민족적 모순이 중첩되어 언제 군사적 분쟁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 더구나 이들 3국은 자타 공인 핵 강국들이다.

6.25 한국전쟁에서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의 참전이 없었다면 한반도에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은 존립하지 못했을 것이며 스탈린의 소련군, 모택동의 중공군, 김일성의 인민군이 적화통일을 완성했을 것이다. 이같은 역사적·실존적 경험이 한미동맹 체결의 기본 동력이며 현재적 의미이기도 하다.

한미동맹의 핵심은 주한미군과 한미연합훈련이지만 양국의 정치적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변동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주한미군은 약 28,500명이다. 가장 많을 때는 58,000명이었다가 감축이 이어져 왔다. 독일과 일본에는 각 69,000명과 40,000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 1월 발간한 '한미 연합연습의 전략적 가치와 정책적 고려사항' 리포트에 의하면, 한미연합훈련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와 유사시 연합작전 수행 능력 보장을 위해 동맹 차원에서 실시되는 노력으로 동맹 억제력과 방위태세의 근간이라고 규정한다. 북핵 협상과 남북대화 국면에서 연합연습의 규모, 형태, 메시지 등을 둘러싼 국내외 논쟁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도 지적한다.

KIDA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있었던 일부 대규모 연습 축소나 중단을 예로 들며 단기적으로 긴장 완화 및 대화 모멘텀 형성에는 일정 부분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 선언이나 대화 국면만으로 연습을 축소·중단할 경우 연합 대비태세 약화와 억제 신뢰성 훼손 위험을 수반하며, 비핵화 협상에서 결정적 레버리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실시 중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SNS를 통해 밝혀 논란이 한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자신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에 부적절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의 균열을 예견하게 된다.

***배부른 비핵 국가 한국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대 이란 전쟁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두고 북한에 유화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한국의 안보 전선이 불안해 지고 한미동맹이 훼손되는 위험한 결정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 점차 믿을 수 없는 나라로 변해가는 미국. 미국이라는 외세에 자국의 안보를 의존하고 있는 배부른 비핵 국가 한국. 한국의 안보 전선에 이상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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