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농업기술원 첨단 스마트팜 실증센터 온실 내부 사진.
ⓒ문성준 청년인턴기자
충북도 농업기술원 첨단 스마트팜 실증센터에 들어서자 새하얀 벽과 유리창 너머로 거대한 온실이 눈에 들어왔다.
쭉 늘어선 베드 위에서 가지각색의 식물들이 자라는 가운데, 천장에 달린 작은 장치에서 미세한 물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온·습도를 제어하는 '포그 시스템'이 작동하는 순간이었다. 바깥 날씨와 관계없이 최적의 생육 환경을 조절하는 이곳에서는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옛말도 무색해진다.
전유민 연구사가 취재진에게 실증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충북도농업기술원
이곳에서 만난 전유민 농업연구사(농학박사)는 스마트팜의 본질에 대해 "전통농업과 스마트팜의 가장 큰 차이는 단순히 시설을 자동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작물의 생육 환경을 데이터에 기반해 정밀하게 관리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팜은 배지의 수분과 양액 상태를 실시간 측정해 관수와 냉난방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기존 농업이 '흙이 뭉쳐질 만큼'이라는 감각적 판단에 의존했다면, 이곳에서는 베드 무게와 배액률을 수치로 확인해 관리한다.
현재 충북의 스마트온실 면적은 2023년 162.2㏊에서 2025년 393.2㏊로 매년 55.6%씩 늘고 있다. 다만 전체 온실 면적(5천918.6㏊) 대비 보급률은 6.6%로, 전국 평균(14%)의 절반 수준인 성장 초기 단계다.
전 연구사는 "충북은 시설원예 규모가 크지 않아 고비용 대형 스마트팜만을 확대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기존 시설에 필요한 장비만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저비용·고효율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도농업기술원 실증센터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도농업기술원
기술 전환의 최전선에는 청년 농업인이 있다. 충북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청년농 창업 스마트팜 인큐베이팅 교육'은 지난해 수료생 19명 중 6명이 실제 창업에 성공하고 7명이 임대형 스마트팜에 입주하는 결실을 거뒀다.
전 연구사는 "실제 작물을 키우고 농장을 운영해보는 실습 경험이 청년농의 시행착오와 창업 초기 위험을 줄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작물을 키우는 농부의 손길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달라진 것은 도구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던 옛말은 이제 충북의 스마트팜에서 데이터라는 정밀한 언어로 다시 쓰이고 있다.
하늘만 바라보던 농업에서 데이터를 함께 들여다보는 농업으로, 농부의 숙련된 손길에 첨단 기술과 청년 농업인의 패기가 더해지는 중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질을 바꾸는 충북 농업의 중심축은 새로운 세대와 함께 미래를 향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 문성준 청년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