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여건 천차만별인데" 수능 서·논술형 도입 우려 확산

국교위, 이달 말까지 대국민 의견 수렴…현재 초6부터 적용될 듯
충북실천교사 "도내 논술학원 4년새 두배 증가…66% 청주 집중"

2026.08.17 15:51:30

[충북일보] 충북 시·군별 논술학원 수(매년 3월 기준, 학원명 기준)   자료제공=충북실천교육교사모임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33학년도 대학입학전형부터 사고력·창의력 측정이 가능한 서·논술형 평가 체제 도입이 검토되면서 예비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질 전망이다.

논술 전형 모집 인원이 증가하며 전국적으로 논술학원이 급증하는 가운데 서·논술형 평가가 확대 시행될 경우 독서조차 사교육 상품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미래사회를 대비한 대입제도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인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는 최근 열린 8차 회의 후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교위는 지난 11일 인천을 시작으로 오는 20일 전남·광주, 26일 대구에서 현장토론회를 갖는다.

또한 국민참여위원회(29~30일)와 대국민 온라인 의견수렴(14일~28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내신 및 수능 서·논술형 평가체제 전환을 골자로 한 대입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개편안은 10월 말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반영된 뒤 내년 3월 최종 발표되며 2033학년도 대입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교위 누리집(ne.go.kr) '국민의견플랫폼'을 보면 서·논술형 평가 체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나뉜다.

A씨는 "현재의 5지선다형 중심의 평가는 공정성 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정답을 고르는 능력에 치우쳐 있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사고력·표현력·문제해결력을 충분히 평가하지 못한다. 학생이 직접 답안을 작성하는 서·논술형 평가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B씨는 "서·논술형 평가 도입에 걱정이 앞선다. 초등학생을 둔 부모로서 벌써 논술형학원 등을 알아봤지만 지방은 논술학원이 없었다"며 "결국 사교육은 더더욱 늘어날 것이며 논술학원이 없는 도시와 지방간의 교육격차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충북 교사들도 "서·논술형 도입 논의보다는 지역 교육격차 해소 대책이 먼저"라며 지적했다.

충북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14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에 등록된 학원·교습소 등록 데이터(2022~2026년)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충북실천교육교사모임은 "충북에서 '논술'을 내건 충북의 학원·교습소는 2022년 49곳에서 2026년 94곳으로 91.8% 증가했다"며 "이는 충북 전체 학원 증가율(7.3%)의 13배 속도이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11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라고 밝혔다.

지역 간 편차도 컸다. 94곳 중 62곳(66%)이 청주에 몰려 있다. 충주(4곳 → 13곳)와 제천(2곳 → 7곳)도 4년 새 3배 이상 늘었지만 남부권 사정은 정반대다.

보은·괴산·단양은 최근 5년 동안 논술학원이 한 곳도 없었고 영동은 1곳 있던 학원마저 사라져 지난해부터 0곳이 됐다.

군 지역에서 논술학원이 있는 곳은 진천(5곳)·음성(4곳)·증평(2곳)·옥천(1곳)뿐이며 이들도 혁신도시·산업단지 배후지역에 집중돼 있다.

전국적인 상황도 같다. 전국 논술학원은 2022년 2천821곳에서 올해 4천656곳으로 65.0% 늘었다.

올해 전국의 학원(13만8천165곳)에서 논술학원(4천656)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였다. 서울(4.5%), 세종·경기(3.7%)는 전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충북(2.7%) 등 14개 시·도는 전국 평균에 못 미쳤다.

김승호 충북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논술전형 모집인원이 급증한 2025~2026학년도 대입과 맞물려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논술형 평가의 확대가 실제로는 사교육 시장의 빠른 팽창으로 이어져 왔음을 보여준다"며 "서·논술형 도입에 대한 사교육 우려가 막연한 걱정이 아닌 셈"이라고 짚었다.

김 회장은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국교위 위원으로서 수능 서·논술형 관련 도민들의 불안을 안심시키고 도내 학교들의 지역 간 격차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안혜주기자 asj13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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