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후기리 소각장 후속 대안 내놔야

2026.08.17 20:00:01

[충북일보] 청주시 오창읍 쓰레기 소각시설 신설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 13일 서원환경(옛 이에스지청원)이 청주시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청주시와 서원환경(옛 이에스지청원)이 2023년 3월 쌍방 상고한 지 3년 5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청주시가 소각장 신설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취지의 협약을 맺은 만큼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원환경은 2015년 청주시와 후기리로 소각장과 매립장을 이전하는 내용의 오창지역환경개선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 후부터 폐기물 처리 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루 처리 용량은 소각시설 165t, 파분쇄시설 160t, 건조시설 500t이다. 이 업체는 2020년 청주시에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 제안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듬해 청주시는 주민건강권과 환경권 침해 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입안 제안을 거부했다. 업체는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선 청주시가 승소했다. 하지만 2심은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입지여건 부적합, 지역 내 소각시설 추가 설치 불필요 등을 내세운 청주시의 재량권을 인정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2015년 청주시와 사업자가 체결한 업무협약을 근거로 사업자의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줬다. 오창읍 후기리 소각장 건립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청주의 민간 폐기물 소각시설도 8곳으로 늘어난다. 그동안 전국 전체 처리량 대비 청주의 쓰레기 소각량은 17.3%(2024년 기준)였다. 하지만 서원환경의 가세로 20%대로 올라가게 된다. 소각장 설치를 막을 길은 이제 없다. 청주시가 대응책을 내놓는 수밖에 없다.

청주시가 패소했다. 지역사회에 파장이 예상된다. 법원의 판단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시민 환경권과 건강권에 대한 고려 부족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오창 주민들은 지난 8년간 소각장 건립 반대 집회와 서명운동 등을 이어오고 있다. 이영신 청주시의원은 2023년부터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오창읍 후기리와 북이면 주민들은 지금도 폐기물소각장 신설 철회와 폐기물소각장 확장 반대 집회를 연일 열고 있다. 주민 입장에서 보면 소각장 확장은 생존권의 문제다. 반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밝힌 대로 청주시는 이미 소각시설 밀집 지역이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폐기물이 청주로 몰려오고 있다. 청주시의 책임이 크다. 시민 건강과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규제방안을 만들어야 했다. 시민 건강 악화 등 쓰레기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소각시설이 밀집한 내수읍과 북이면의 재가암환자 비율이 청주시 읍면지역 가운데 가장 높다. 폐기물업체가 내뿜는 각종 오염물질이 인근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는 방증이다. 청주시는 주민 건강에 피해를 주는 폐기물업체 입주 규제 법안을 하루속히 만들어 무분별한 입주를 막도록 해야 한다.

정책 결정의 최종 지향점은 시민이어야 한다. 시민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정은 불신을 낳을 뿐이다. 오창면과 북이면 주민들의 주장은 결코 이기적이지 않다. 해당 지역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청주시는 속히 대안을 찾아 제시해야 한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