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청주시 생활자원회수센터 이전은 없던 일이 됐다. 민선 9기 청주시인수위원회가 긁어 만든 부스럼을 청주시가 치료하는 꼴이 됐다.
*** 정확히 알고 정책 펼쳐야
'긁어 부스럼'이란 말이 있다. 저절로 아물 상처를 괜히 긁어서 덧나게 함을 말한다. 공연히 건드려 일을 크게 만드는 상황을 꼬집는다. 최근 청주시 행정을 보면 정확히 들어맞는다. 생활자원회수센터가 대표적 사례다. 전형적인 긁어 부스럼이다. 청주시인수위원회가 혼란을 부채질했다.
님비현상은 늘 악순환이다.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상처가 덧나 깊어진다.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갈등만 증폭된다. 생활자원회수센터는 그냥 그 자리에 놔뒀어야 했다. 장소 이전 언급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쓰레기매립장이나 소각장이나 한번 결정하면 번복하지 말아야 한다. 성과를 내기까지 그만큼 지난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번복으로 인한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생활자원회수센터 장소 이전 운운으로 시간만 낭비됐다. 긁어 부스럼보다 더한 청주시의 자책골이 됐다. 괜히 자는 애 울려서 뺨만 때린 꼴이 됐다. 청주시는 이제 그동안 못했던 현장 행정에 다시 나서야 한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 청주시 스스로 풀어나가야 한다. 청주시 행정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진정성이 통하면 적대는 멈추게 된다.
살다 보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급히 할 때가 있다. 대부분 더 좋은 성과나 결과를 얻기 위한 시도다. 하지만 되레 더 나쁜 결과만 초래할 때가 많다. 다시 말해 예상치 못한 낭패를 경험한다. 옛날엔 사족(蛇足)이란 말을 곁들여 쓰기도 했다. 영어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Open a can of Worms." 직역하면 '지렁이 통을 열어라'다. 속뜻은 '일을 복잡하게 만들다'다.
낚시를 하다 보면 지렁이 미끼통을 열어놓을 때가 있다. 얼마 후 보면 지렁이가 바닥으로 나와 미끼 사용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비싸게 사 온 지렁이다. 고기를 잡으려면 기어 나온 지렁이를 주워 담아야 한다. 징그러운 느낌을 받아도 참아야 한다. 이런 상황을 표현하는 문장이 'Open a can of Worms'다. 지렁이 통 뚜껑을 열어둬 문제가 커졌다는 뜻이다.
긁어 부스럼은 대개 일부러 한 건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한 일이 화를 부른 경우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공연히 벌여서 일이 커지거나 되레 일을 악화시킬 때 쓰인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가지'라는 관용어와도 일맥상통한다. 마치 민선 9기 청주시인수위원회에 내리치는 조용한 죽비와 같다.
*** 신뢰 회복이 해결책이다
현도면과 휴암동 주민 모두 흥분하고 있다. 청주시의 불통 행정에 분노하고 있다. 이장섭 청주시장은 두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 검토 과정이었던 점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오락가락했던 행정 판단의 근거도 공개해야 한다. 투명한 설명이 있어야 얽힌 오해도 풀린다.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결국 신뢰 회복에서 나온다. 시장 직속 소통 협의체를 만들어 주민과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 어제는 역사고, 내일은 미스터리다. 오늘, 청주시가 두 지역 주민 모두에게 행복을 선물해야 한다.가급적 조급성을 띠지 않아야 한다. 지금 가장 필요한 이름은 청주시자원회수센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