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 후기리 소각장 소송, 대법서 청주시 패소…5년 분쟁 일단락

대법원, "2015년 협약상 소각장 이전 적극 협력 약속 위반"
파·분쇄시설 사업계획은 시의 '부적합' 처분 정당성 인정받아
이영신 전 부의장 "주민 건강권 대응 부족…행정 책임 면치 못할 것"

2026.08.13 16:09:35

ⓒ클립아트코리아
[충북일보] 충북 청주시 오창읍 후기리 폐기물 처리시설을 둘러싼 청주시와 민간업체 간 5년여의 법적 공방이 대법원의 판결로 일단락됐다. 

대법원은 청주시가 업체와 맺은 과거의 협약을 근거로 소각시설 신설 입안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함께 논란이 됐던 파·분쇄시설에 대해서는 청주시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3일 에코비트에너지청원(옛 ESG청원)이 청주시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 제안 거부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2015년 3월 청주시가 해당 업체와 체결한 '오창지역환경개선 업무협약'이다. 당시 청주시는 소각시설과 매립장 이전 사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공적 견해를 표명했다.

 재판부는 시가 협약을 통해 이전 사업을 지원하기로 약속해놓고, 이후 입안 제안을 거부한 것은 신뢰보호 원칙을 위반한 행정 처분이라고 봤다.

 

소송의 발단은 업체가 2020년 11월 후기리 일대를 소각시설 및 파·분쇄시설 부지로 도시관리계획에 반영해달라고 제안했으나, 시가 2021년 2월 환경 훼손 우려와 주거 밀집 지역 인접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재판 결과는 시설별로 엇갈렸다. 소각시설 건립과 관련해서는 업체의 승소가 확정됐으나, 파·분쇄시설에 대해서는 청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별도로 진행된 파·분쇄시설 사업계획 부적합 통보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폐기물처리시설 입지가 국토계획법령 등 다른 법률 기준에 저촉될 경우 폐기물관리법을 근거로 부적합 통보를 할 수 있다"는 법리를 제시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이영신 전 청주시의회 부의장은 "대법원의 판단을 아쉽고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과거 청주시 북이면 소각장 당시 환경청의 적합 통보에도 청주시가 불허가 처분을 통해 주민의 건강권을 지켜낸 전례가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대법원 패소로 재판은 끝났지만, 청주시 행정의 책임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협약 체결부터 소송 대응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주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지키기 위해 시가 충분한 노력을 다했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로 소각시설 신설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종지부를 찍었으나, 지역사회의 건강과 환경권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과 함께 청주시의 행정에 대한 비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박소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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