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철당간 광장이 시민공간이 되려면

2026.08.13 21:35:55

[충북일보] 청주 성안길 상권을 대표하던 쇼핑시설 롯데영플라자 건물이 철거된다. 청주시의 철당간 사업과 연계돼 있다. 청주시는 건물을 매입해 철거한 뒤 철당간 광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철당간 광장에서 대로변까지 뚫어 접근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궁극적으론 성안길과 중앙공원, 소나무길을 연계한 역사문화 관광벨트 조성이다.

청주시 한복판에 우뚝 선 용두사지 철당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용두사지 철당간은 천년의 세월을 버텨온 철기탑이다. 그 자체로 지역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국내 당간 가운데 건립 연대가 명문으로 새겨진 유일한 유적이다. 철당기엔 '준풍 3년 임술 2월 29일 주성(鑄成)'이라 새겨져 있다. 고려 광종 연호 사용과 지방 세력의 불교 후원 양상을 해석하는데 귀중한 자료다. 그동안 청주시는 철당간 광장 확대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시민 문화공간으로 되살리는 구상도 여러 차례 내놓았다. 인근 상가 매입과 주변 정비를 통해 광장을 확장하려 했다. 일종의 전시·공유공간과 연계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였다. 역사문화유산을 도심의 랜드마크로 재해석하려는 의도였다. 유물 보존 차원을 넘어 아주 유의미한 시도였다. 하지만 제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문화와 상업의 경계가 흐려지는 유산의 상품화 논란도 거론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변 건물 철거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이제 그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영플라자 문제가 해결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건물을 소유한 롯데쇼핑 측에서 건물을 처분하길 희망하고 있다. 청주시는 이 건물을 사들여 철거한다는 구상이다. 그런 다음 철당간 광장을 확장할 방침이다.

청주시는 광장 조성에 더 철저하게 집중해야 한다. 철당간 주변을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서울 광화문 광장처럼 사람이 모여드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청주에도 광장이 없는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철당간 광장 외에 청소년광장과 문화제조창 잔디광장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광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보긴 어렵다. 우리는 청주시가 구상하는 철당간 광장 조성 사업이 성공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시민들이 오래 머물 만한 이유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공간을 어떻게 아름답게 할 건가.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발을 들이고 싶어 할까.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답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 정답을 찾아내야 한다. 시민들이 무엇을 보고 즐기며 다시 찾을지를 판단해야 한다. 시민들의 감각과 동떨어진 사업은 결국 보여주기식으로 끝나기 쉽다. 문화의 영역에서는 규모가 커진다고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다. 수천억 원짜리 공연장을 지어도 그 도시에 문화가 저절로 자라는 건 아니다. 광장을 만드는 일과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별개다. 전혀 다른 문제다. 예산을 쓰기 전에 생각해야 한다.

용두사지 철당간은 충북의 문화자산을 대표하는 유물이다. 하지만 직지나 청주읍성 등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제 시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양하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광장은 도시발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청주시가 먼저 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 밀실 행정을 청산하고 소통의 광장을 열어야 한다. 시민의 목소리를 중심에 둬야 한다. 그래야 광장이 열린 도시공간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조성될 철당간 광장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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