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조절, 의지인가 환경인가

2026.08.11 14:54:14

윤진영

세명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나는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 아니었다. 게임은 해 본 적도 없고, 카카오톡 외에는 SNS도 하지도 않는다. 주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방학에는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 무더운 날씨 탓에 외출이 줄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처음에는 '잠깐만 봐야지' 하고 시작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는 것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늦은 밤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날도 많아지는 것 같다. 보는 콘텐츠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롱폼 콘텐츠'를 보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짧고 자극적인 숏폼 영상을 넘겨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조금만 더 보고 자야지', '이 영상까지만 보고 할 일을 해야지' 하며 다짐을 하지만, 매번 스스로와의 약속을 어기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무심코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기는 행동 뒤에는 '중독'과 관련된 보다 복잡한 심리적 메커니즘이 자리하고 있을 수 있다. 중독은 단순히 어떤 행동을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통제력의 상실'이다. 그만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고, 그 행동 때문에 수면이나 학업, 업무,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는데도 멈추지 못하고 계속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더불어 내성과 금단이라는 현상도 나타난다. '내성'은 처음과 같은 만족을 얻기 위해 점점 더 오랜 시간 사용하거나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는 것으로, 긴 영상보다 빠르고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를 찾게 되는 것이 해당한다. '금단'은 사용하지 못할 때 초조하거나 답답하고, 심심함을 견디지 못해 자꾸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싶어지는 상태와 관련된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숏폼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새롭고 다양한 자극을 연속해서 제공하는데, 어떤 영상이 뒤따를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화면을 넘기게 된다. 예측하기 어려운 자극적인 보상은 행동을 지속시키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사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자신의 연약한 의지만을 믿기보다는 행동을 통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재설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침실이나 책상, 식탁 위에는 스마트폰을 두지 않고, 충전기를 침대에서 멀리 떨어진 거실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앱의 알림을 끄거나 첫 화면에서 자주 사용하는 앱을 지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30분만 보겠다'는 막연한 계획보다 타이머를 설정해 종료 시간을 분명하게 정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것을 미리 마련해두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일보다는 쉽게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이 좋다. 좋아하는 소설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스마트폰 없이는 살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완전한 금지가 아니라 적절한 통제이다. 그리고 그 통제는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불충분할 수 있다. 행동은 의지뿐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덜 보게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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