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역사' 운호고 축구부 해체 기로… 유소년 축구계 '충격'

충북청주FC U-18 지정 후 2년 만에 운영 갈등…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
학교 "학사 운영·예산 편입 등 입장차" vs 구단 "약속 파기이자 일방적 통보"
도교육청 학교체육진흥위원회 9월 초 개최 예정… 학생 선수 진로 대책 시급

2026.08.10 17:42:26

ⓒAI 생성 이미지
[충북일보] 충북 고교 축구의 뿌리이자 53년 전통의 청주 운호고등학교 축구부가 해체 기로에 놓였다.


프로 산하 유소년 팀으로 새 도약을 모색했으나 학교와 구단이 축구부 운영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다.


10일 지역 교육계와 축구계에 따르면 운호고는 최근 축구부 지정 해체 안건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하고 충북도교육청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현재 교육청의 최종 승인 절차만 남은 상태다.


도내 남고 축구부는 운호고를 비롯해 대성고, 제천제일고, 충주상고, 충주충원고 등 5개교에 불과하다. 운호고마저 폐지되면 남고 축구부는 4개교로 줄어들며 청주 지역은 대성고만 남게 된다.


지난 1973년 창단한 운호고 축구부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프로 선수를 배출하며 지역 고교 축구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23년 9월 K리그2 충북청주FC와 U-18(18세 이하) 유소년 팀 지정 협약을 맺고 다음해 2월 창단식을 하며 기대를 모았다. 당시 구단이 공개 공모를 진행했고 운호고가 신청하며 성사된 결합이었다.


협약에 따르면 유소년팀 운영비용과 지도자 인선, 선수 선발, 대회 참가, 진학 지도 등 운영 전반은 구단이 맡고 학사 관리는 학교가 담당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장 교체 이후 양측의 입장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학교 측은 학사 운영의 어려움과 투명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기숙사 운영, 선수 선발 과정에서 위장 전입 의혹, 축구부 예산의 학교 회계 미편입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구단 측은 학교 측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교내 씨름부도 기숙사를 운영하는데 축구부만 문제 삼는 것은 모순"이라며 "위장 전입 우려 역시 보완책을 거쳐왔고 미비점은 개선해 나갈 부분"이라고 밝혔다.


축구부 예산의 학교 회계 미편입 지적에 대해서는 "유소년 팀 예산은 보조금과 자부담으로 집행돼 지자체 감사를 받는 구조로, 학교에 편입시킬 수 없을뿐더러 재단으로부터 단 1원의 지원도 받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모를 통해 상호 합의로 시작된 일이 교장 교체로 물거품이 되고,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쳤음에도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되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운호고 축구부의 운명은 오는 9월 초 열릴 예정인 충북도교육청 학교체육진흥위원회 심의에서 최종 판가름 날 전망이다.


구단 측은 이번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구단의 입장을 소명할 수 있는 발언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팀 해체가 가시화되면서 당장 갈 곳이 사라진 재학생 선수들과 학부모들의 피해도 불가피해졌다. 한창 진로를 고민해야 할 시기에 팀이 공중화될 위기에 처하면서 학습권과 선수 권익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운호고 축구부 해체는 단순히 하나의 팀이 사라지는 것을 넘어 충북청주FC 산하 유소년 육성 체계 전체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도교육청과 구단, 학교 측이 남은 행정 절차 속에서 학생 선수들의 실질적인 진로 보장과 전학 조치 등 피해 최소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박소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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