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여행사 영업중단에 충청권도 '날벼락'… 전국 피해액 54억 원

전액 현금결제 유도 '폰지사기' 정황… 현지 체류 아이들 볼모 삼아 추가 입금 요구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 전담팀 구성… 피해자 1천 명 돌파, 충청권 예약자 피해 속출

2026.08.09 15:02:27

ⓒAI 생성 이미지
[충북일보] 청소년 대상 해외 인문학 캠프 등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던 A여행사가 경찰 압수수색 직후 돌연 영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충북 청주, 세종, 대전 등 충청권 지역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및 임직원 횡령 혐의로 수사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지역 예약자와 학부모들은 막대한 금전적 피해와 극심한 불안에 휩싸였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4일 A여행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여행사 일부 임직원의 횡령 및 국가보안법 위반(민중민주당 관련)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해당 여행사가 과거 이적단체로 해산된 '코리아연대' 후신 조직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다음 날인 5일, 여행사 측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압수수색으로 모든 업무가 마비됐다"며 4일 이후 출발하는 모든 여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후 연락이 두절됐다.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 통보는 충청권 지역민들에게도 고스란히 날벼락으로 돌아왔다. 청주 상당구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김모 씨는 지난해 7월 얼리버드 혜택을 통해 내년 2월 출발하는 유럽 가족여행 상품 등을 결제하며 3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선입금했다가 돌려받지 못했다. 김 씨는 "경영난을 숨긴 채 신규 모객으로 돌려막기를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괴산에 거주하는 학부모도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여행 상품을 예약하고 500여만 원을 완납했으나 전액 미환불 상태로 발을 구르고 있다. 그는 "아이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려 어렵게 결심한 여행이었는데 비용을 고스란히 날리게 생겼다"며 허탈해했다.


세종시에 사는 학부모 정모 씨도 중학생 자녀의 해외 연수 비용으로 800여 만원을 송금했다가 피해를 보았고, 대전 지역의 또 다른 학부모 역시 "일방적 취소에 환불을 요구했으나 전혀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더 큰 문제는 해외 체류 중인 아이들이다. '휴대전화 없는 여행'으로 연락이 끊긴 학부모들은 제네바 등에 머무는 자녀들을 빌미로 1인당 50만~100만 원의 추가 경비 입금을 요구받고 있다. 현지 학생 중 일부는 사태를 모른 채 일정을 소화 중이며, 일부는 자비로 조기 귀국했다.


A여행사는 실질 매출이 미미한 반면 광고비 지출과 자금 유출로 수년 전부터 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됐으며, 신규 계약금으로 기존 비용을 메우는 '현금 돌려막기' 폰지사기 양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선 피해자가 1천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9일 기준 집계된 피해자는 827명, 총피해액은 53억 9천400만 원으로 나타났다. 1천만 원 미만 피해가 다수이나 1억 원대 고액 피해 가구도 확인됐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지한 경찰은 지난 7일 전담수사팀(TF)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다중피해사건으로 번진 이번 사태와 관련해 40여 건의 고소장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향후 피해 규모는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 박소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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