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가정법원 설치 더 미룰 명분 없다

2026.08.06 19:28:02

[충북일보] 가정법원은 이혼, 양육, 상속, 가사·소년보호사건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법기관이다. 전국 대부분 광역시·도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충북엔 없다. 지방법원 민사부에서 가사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당연히 신속한 사법 서비스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


가정법원은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정부와 대법원이 설치를 미룰 명분이 없다. 본보는 최근 3차례에 걸쳐 충북에 가정법원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충북도민들은 지금도 일정 영역에서 사법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가족 형태가 복잡해지면서 관련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가정법원이 단순한 분쟁 해결을 넘어 후견적 기능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회복적 사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성년 자녀의 복리, 위기 청소년 보호, 상속 분쟁의 원만한 조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젠 정부와 대법원이 결단할 때다. 지난 2월 지역 사법 인프라의 해묵은 갈증을 해소할 결정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 국회 본회의에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최종 통과됐다. 그 덕에 오는 2028년 3월 전주가정법원 개원도 확정됐다. 창원지방법원 김해지원 및 가정법원 김해지원의 설치까지 예정됐다. 이제 충북 차례다. 충북도민들은 수십 년 전부터 청주가정법원 설립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런데 늘 흐지부지되곤 했다. 헌법 27조는 모든 국민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사법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충북은 전국 광역지자체 중 가정법원이 없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도민들은 대전 등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원정 재판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앞서 밝힌 대로 헌법은 국민 모두에게 재판받을 권리를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충북의 사법 현실은 다르다. 법적 가치로부터 비켜서 있다. 여전히 가정법원이 없는 사법 불모지로 남아 있다. 충북의 가정법원 설치 요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까지도 지역 사회의 목소리는 거세다. 얼마 전엔 충북도의회가 다시 나섰다. 지난달 14일 열린 436회 임시회 1차 의회운영위원회에서 '충북도민의 사법서비스 불균형 해소를 위한 청주가정법원 설치 촉구 건의안'을 의결했다. "가장 많은 사법 수요를 보이고 있음에도 가정법원 설치가 지연되는 현실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라며 날을 세웠다. 지역 법조계도 지난 5월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가정법원 설치 공약 채택을 건의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나섰다.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는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국회 법사위가 청주가정법원 설치법보다 늦게 발의·상정된 전주가정법원 설치법안은 통과시키고 충북 법안은 심의조차 하지 않은 것은 166만 충북도민의 권리와 자존심을 짓밟는 차별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청주지법은 가정법원이 설치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가사소송 사건 때문이다. 과중한 업무 속에서 사건 진행은 효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 정부와 대법원은 이번 기회에 충북에 가정법원 설치와 가사·소년 전문법관 배치를 서둘러야 한다. 가정법원의 설치는 확대추세다. 가사 관련 재판에 대한 전문성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법원은 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다. 청주가정법원도 논의를 끝내고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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