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도서관에서 더위를 식히며 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하는 이른바 '책캉스'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5일 청주시 상당구 시립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불볕더위를 피해 시원한 실내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려는 '도서관 피서족'이 늘고 있다.
한낮 최고 37도까지 오른 5일 오전 9시 10분께 찾은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청주시립도서관은 오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한 손에 커피와 책을 든 채 자리를 찾는 시민들부터 방학을 맞은 학생,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더위를 피해 나온 고령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진 개방형 독서공간인 '독서계단'에 이용객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계단마다 책을 읽는 이용객들이 앉아 있었고, 아예 계단에 몸을 기대거나 누운 채 책장을 넘기는 사람도 있었다.
이어폰을 낀 채 계단 난간에 기대 스마트폰을 보는 학생, 가방을 베개 삼아 잠시 눈을 붙인 이용객도 보였다.
독서계단에서 책을 읽던 김모(75)씨는 "집에서는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어놓으면 아내한테 혼나기도 하고 전기요금도 부담돼 여름이면 자주 도서관을 찾는다"며 "시원한 곳에서 책도 읽고 사람들도 구경하다 보면 금세 시간이 간다. 점심 먹을 때쯤 집에 돌아가는 게 요즘 일상"이라고 웃었다.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도서관에서 더위를 식히며 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하는 이른바 '책캉스'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5일 청주시 상당구 시립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김용수기자
2층 종합자료실에는 방학을 맞아 공부하려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헤드셋을 낀 채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참고서를 펼쳐놓고 공부하는 학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방학을 맞아 친구와 함께 도서관을 찾은 중학생 박모(15)군은 "집에 있으면 덥기도 하고 휴대전화만 보게 된다"며 "친구와 시간을 맞춰 도서관에 오면 공부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온 친구 김모(15)군도 "점심까지 같이 먹고 오후에는 각자 공부를 한다"며 "카페보다 조용하고 비용 부담도 없어 자주 찾는다"고 했다.
어린이자료실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학부모들로 활기를 띠었다.
아이들은 낮은 서가 사이를 오가며 읽고 싶은 책을 골랐고, 부모들은 작은 책상에 함께 앉아 같이 책을 읽어줬다.
8살 손녀와 함께 도서관을 찾은 이모(72)씨는 "손녀가 여름방학 문화교실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오게 됐다"며 "집에서는 에어컨을 계속 켜야 하고 아이도 심심해하는데 여기서는 책도 읽고 프로그램도 들을 수 있어 방학 동안 거의 매일 오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이어 "손녀도 도서관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좋아한다"고 말했다.
폭염과 여름 방학이 겹치면서 이같이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들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시립도서관 하루 평균 이용객은 평소 500~600명, 주말에는 700~800명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평일에도 1천300명 안팎이 찾고 있다.
이처럼 책을 읽고 공부하는 공간을 넘어 도서관이 시민들의 피서 공간 역할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이현숙 청주시립도서관 사서팀장은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오전 8시 55분 문을 열기 전부터 원하는 자리를 잡기 위해 기다리는 '오픈런' 이용객도 적지 않다"며 "용암동은 오래된 주거지역이라 어르신들이 무더위쉼터처럼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여름방학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아이와 부모, 조부모가 함께 찾는 가족 단위 이용객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서관에서 더위를 피해 잠시 쉬러 왔다가도 자연스럽게 책을 읽거나 자료를 찾아보는 분들이 있다는게 도서관의 역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폭염에 대비해 전국 행정복지센터와 도서관, 금융기관 등을 무더위쉼터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무더위쉼터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운영시간을 연장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 전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