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가정법원·창원지방법원 김해지원' 신설 확정…이제는 충북 차례

166만 도민의 숙원 '청주가정법원'…이젠 논의 넘어 결단의 시간<중>
전주·김해 등 전국 법원 인프라 확충 가속…충북만 제자리
인구·사건 수 충북이 압도적, 지방 사례 통해 입증된 '사법 복지'

2026.08.04 17:28:18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정법원이 없는 곳은 충북·강원·제주뿐이다. 160만 명을 넘어선 충북의 인구 규모와 증가하는 가사·소년 사건 처리 건수를 고려할 때 청주가정법원 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지역 사법 인프라의 해묵은 갈증을 해소할 결정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 지난 2월 국회 본회의에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최종 통과됨에 따라 오는 2028년 3월 전주가정법원 개원이 확정됐다. 130여 년간 전문 가정법원 없이 일반법원에 의존해 온 전북 사법 서비스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됐다.


여기에 2032년 개원을 목표로 창원지방법원 김해지원 및 가정법원 김해지원의 설치까지 확정되면서 비수도권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법 인프라 고도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경남 김해시갑) 의원이 2012년부터 끈질기게 추진해 온 김해지원 설치는 지역 내 사건 수요가 압도적임에도 지원급 법원이 없어 원정 재판을 감수해야 했던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정법원이 없는 곳은 충북·강원·제주뿐이다. 160만 명을 넘어선 충북의 인구 규모와 증가하는 가사·소년 사건 처리 건수를 고려할 때 청주가정법원 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용수기자
이처럼 광역 단위의 전북 가정법원 설치와 대도시급 김해의 가정법원 김해지원 설치는 충북에 강력한 시사점을 던진다. 전국 광역지자체 중 가정법원이 없는 지역은 충북과 강원, 제주뿐이다.


그러나 166만을 넘어선 충북 인구와 사건 처리 건수를 종합 고려하면 설치 당위성은 다른 지역을 압도한다. 실제 충북지방변호사회가 최근 5년간 사건 통계를 분석한 결과 소년보호사건을 제외한 대부분 분야에서 충북의 사건 수가 전북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의 사법 현실이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에서 가사·소년 보호와 재판을 이끄는 법률 전문가들은 현재 청주지방법원 체계로는 급증하는 사법 수요를 온전히 감당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유달준 충북지방변호사회 총무이사는 "이혼 등 가사 사건은 일도양단식 판결로 끝나지 않고 자녀 양육과 가족 갈등이 장기간 이어져 심층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라며 "청주지법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제한된 인력 속에서는 가사조사관의 후견적 기능이 구조적으로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된 가정법원이 들어서면 자녀의 최적 양육 환경 조성과 부모 갈등 전이 방지 등 세밀한 돌봄이 가능해지고, 유관기관과 상시 협력해 입체적 복지 안전망을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소년사건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허원태 소년 전문 변호사는 "충북 전체를 관할하는 소년 전담 재판부가 단 1곳뿐인 반면, 최근 5년간 소년보호사건만 7천400건을 상회한다"며 "사건 적체로 비행 발생부터 최종 처분까지 평균 6개월 이상이 소요돼 아이들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교화될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사부 조사관의 소년조사 병행과 순환근무 체계로는 전문성 축적이 어렵다"며 "소년범죄가 저연령화·흉포화되는 현실 속에서 전문 판사진과 독립 조사관을 갖춘 청주가정법원 신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가정법원 신설이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정 절차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전주가정법원이 전문 판사진과 가사 조사관, 상담 및 조정 시스템을 갖춘 '치유의 공간'으로 설계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충북 역시 도민의 눈높이에 맞는 내실 있는 사법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충북은 청주 본원 설치는 물론 도내 주요 거점을 잇는 지원 체계까지 구상하며 사각지대 없는 '사법 복지'를 준비 중이다. 전북과 김해의 결실은 지역사회의 끈질긴 요구가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3년 전부터 꾸준히 가정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법 안전망을 요구해온 충북도민들의 염원이 헛되지 않도록 대법원과 정부는 충북의 명확한 데이터를 직시해야 한다. 전북이 쏘아 올린 사법 복지의 공이 충북의 '사법 주권 회복'이라는 종착역에 닿을 수 있도록 범지역적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박소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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