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내덕동 '행복돼지국밥'

#돼지국밥 #수육백반 #고기전골 #장인 #돈사골육수

2026.08.04 13:42:27

행복돼지국밥 김장섭 (사진 오른쪽)대표가 함께 일하는 김준혁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희란기자
[충북일보] '행복돼지국밥'이 있는 곳은 청주 내덕동의 한적한 골목, 상권으로 따지자면 그리 좋지않은 환경인데도 돼지국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졌다. 누군가의 소개로 우연히 맛 보면 그가 또 다른 지인을 데리고 와 단골이 늘어나는 구조다.


내덕동에서 나고 자란 김장섭 대표는 먹는 것을 좋아해 중학생 때부터 요리를 시작했다. 막연히 요리 자격증이 있어야 할 것 같아 등록했던 학원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촘촘한 커리큘럼으로 입시학원 버금가는 학습량이었다. 이론과 실습을 익혀 자격증 취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대회 출전이 이어졌고 여러 카테고리의 요리와 음식을 접할 기회가 주어지면서 자연히 실력도 향상됐다.

다행히 적성에도 맞아 호텔조리학과 전공으로까지 뻗어나갔다. 이후 몇 년간은 휘몰아치듯 열정을 태운 시간이다. 서울에 있는 호텔 일식당에서 몇 년간 경력을 쌓고 한식 기반 레스토랑 등에서도 일했다. 일식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서 일본 도쿄로 건너가 현지의 음식들을 배우기도 했다. 일본에서 덴마크로 넘어간 것은 요리를 시작하게 된 꿈과도 같았던 덴마크 노마 레스토랑에서 일할 기회를 얻은 덕이다. 번번이 새롭게 부딪힌 경험은 요리의 본질과 미식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다시 돌아온 서울에서도 지금까지와 다른 장르의 요리를 찾아 시도했다. 샐러드 식당, 와인바, 다이닝바 등에서 다채로운 요리와 메뉴 개발 등을 통해 저변을 넓혀가며 쉐프라는 직업의 자부심을 쌓아 올렸다.

ⓒ행복돼지국밥 인스타그램

30살에는 자신의 무언가를 시작해보고 싶었던 계획에 맞춰 고향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돼지국밥을 선택한 것은 고향 밖의 수많은 공간에서 힘들 때마다 자신을 위로했던 국밥의 힘 때문이다. 또한 유명 레스토랑 곳곳에서 확인받은 육수 비법을 믿은 결과다. 자존심이 걸린 스텝밀을 선보일 때마다 몇 시간씩 고아 만든 육수를 활용한 국밥을 맛보였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쉐프들도 비법을 물어왔던 그 육수를 기반으로 자신의 음식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돼지국밥 하나에도 취향이 갈린다. 가볍고 맑은 것은 선호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특유의 쿰쿰함을 기대하는 이도 있다. 행복돼지국밥은 한 입에 알아차릴 수 있는 묵직한 육수다. 물과 돈사골만으로 맛을 내는 육수는 오랜 시간을 들인다. 5시간 이상 흐르는 물에 핏물을 빼고 한 번 삶아 깨끗이 씻어 낸 뒤 다시 8시간 이상 끓이는 육수다. 불순물을 걷어내며 농축시켜야 크리미 하면서도 잡내 없는 깊은 맛이 나온다. 식사 메뉴로 돼지 국밥과 수육 백반, 두 가지만 준비하는 것도 선택과 집중이다. 부드러운 질감과 감칠맛을 위해 한돈 삼겹살과 한돈 가브리살만 사용하는데 삼겹 갈빗대 부분의 수육을 국물과 따로 담아 수육백반으로 한정 판매한다.


청주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조미하지 않은 국물을 내는 것이 처음과 달라진 점이다. 돈사골 육수 본연의 맛을 즐긴 뒤 필요하다면 소금이나 새우젓, 간마늘, 청양고추, 부추 등 셀프바에 준비된 양념들을 더하면 된다. 양껏 추가해도 눈치보지 않을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제대로 국밥을 즐길 수 있도록 김치와 깍두기는 물론 새우젓까지 국산이다.

저녁 안주류로 인기있는 고기전골은 푸짐한 야채와 버섯, 당면과 고기가 육수와 함께 끓는다. 끓일수록 재료의 맛들이 농축되는데 남은 국물에 밥과 레지아노 치즈를 더해 만드는 행죽은 리조또 형태의 꾸덕하고 깊은 맛으로 행복돼지국밥에서만 즐길 수 있는 메뉴다.


토렴을 하지 않아도 국물과 어우러지도록 신동진쌀을 비율에 맞춰 짓는 밥까지 모두 맛을 계산한 조리 기법이다. 이 골목에 애써 찾아온 손님들에게 실망스러운 맛을 주고 싶지 않아 선택한 한우 no.9 꾸리살 육회와 육사시미도 인기있는 안주다.


더 좋은 요리에 대한 열정으로 쌓아온 경험과 시간이 뚝배기를 채운다. 꾹꾹 눌러담은 녹진함을 맛본 손님들이 그 맛을 되새기며 행복돼지국밥의 이름을 다시 떠올린다.


/ 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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