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특보가 11일째 이어진 3일 오전 10시께 찾은 청주시 흥덕구 송화로의 한 건설현장.
햇볕이 내리꽂히는 철근과 콘크리트는 이미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굉음을 내며 흙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이 천천히 공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작업자들은 손짓으로 차량을 유도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한쪽에서는 경비실 설치를 위한 터파기 작업이 한창이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건물 골조 작업이 진행됐다.
굴착기와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흙먼지가 일었고, 뜨거운 공기가 현장을 뒤덮었다.
작업자들은 폭염 속에서도 안전모와 두꺼운 작업복, 안전화 등을 모두 착용한 채 현장을 오갔다.
안전모 아래로 흐른 땀은 얼굴을 타고 작업복 등판을 흠뻑 적셨고, 작업자들은 연신 소매로 땀을 훔쳐내면서도 작업을 이어갔다.
기자도 안전모와 안전화를 착용하고 취재하는 동안 무더위와 보호구로부터의 열기를 피할 수는 없었다.
일부 작업자들은 잠시 그늘막으로 이동해 작업복을 걷어 올리거나 상의를 들어 올려 선풍기 앞에서 땀을 식힌 뒤 얼음물로 목을 축이고 다시 작업장으로 향했다.
이날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른 가운데 현장에 설치된 온도계는 오전 10시 기준 직사광선의 영향으로 48도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체감온도는 36도였다.
이날 습도가 높지 않아 체감온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햇볕에 달궈진 철근과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이 더해지면서 현장에서 느껴지는 더위는 수치 이상이었다.
이날 휴게실과 그늘막에서 만난 작업자들은 "일하는 것보다 체력을 유지하는 게 더 힘든 날씨"라며 입을 모았다.
이신영 작업자는 "요즘에는 오전 10시만 돼도 너무 덥다"며 "점심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더위가 심해져 중간중간 쉬면서 물을 자주 마시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서순종 작업자는 "아무리 쉬었다가 나와도 금방 땀이 난다"며 "예전보다 더위가 훨씬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무더위 속에서 실내 작업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햇볕은 들지 않았지만 열기와 환기가 쉽지 않은 작업 환경 탓에 내부도 후텁지근했다.
작업자들은 작업복 안으로 바람을 넣어주는 냉각조끼를 착용한 채 작업을 이어가거나 쉬는 시간에 선풍기 바람을 얼굴에 쐬며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작업에 나서고 있었다.
이처럼 폭염 속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현장관리자와 보건관리자는 작업자들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며 폭염 대응에 나서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냉동고와 제빙기를 설치해 얼음물 등을 제공하고, 휴게 시설 운영으로 작업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에 힘쓰고 있었다.
또 취약근로자를 대상으로 매일 혈압 측정과 건강면담을 진행하고, 오전·오후 체감온도와 휴게 시간을 안내하는 등 폭염 대응 관리를 이어갔다.
김철우 금호건설 수석매니저는 "6월 중순부터 작업자들이 폭염에 지치지 않도록 쉬는 시간을 공지하고 있다"며 "무더운 시간대에는 작업자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물 섭취와 건강 상태 확인도 수시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에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11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36~37도로 예보됐다.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온열질환자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8월 3일까지 충북에서는 총 8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실내외 작업장이나 논·밭, 도로 등에서는 기상장비가 설치된 곳보다 체감온도가 더 높을 수 있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물을 충분히 마시고 격렬한 야외활동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전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