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만 도민의 숙원 '청주가정법원'…이제는 '논의' 넘어 '결단'의 시간

<상> 3년의 기다림, 충북 사법 주권은 가정법원에 있다
160만 도민 염원에도 3년째 '제자리걸음'
이장섭·이광희 의원 잇단 발의에도 국회 문턱 못 넘어

2026.08.03 17:34:29

편집자주

충북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정법원이 없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도민들은 대전 등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원정 재판'의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지역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충북일보는 3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청주가정법원 설치 문제를 짚고, 전주·김해 사례를 통해 그 가능성과 당위성을 분석한다. 아울러 법원과 지역 사회가 구상하는 '회복적·치유적 사법'의 방향을 통해 가정법원의 역할을 조명한다.

충북지역의 소년·가정·아동 보호 사건이 증가하고 있지만 일반 법원인 청주지방법원이 관련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사회와 법조계는 충북에도 가정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헌법 27조는 모든 국민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충북의 사법 현실은 이 같은 법적 가치로부터 비켜서 있다. 가정법원이 전국적으로 확대 기조 속이지만 충북은 여전히 가정법원이 없는 사법 불모지로 남아 있다. 도민들은 원정 재판의 불편함과 비전문적인 재판 절차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충북의 가정법원 설치 요구가 공론화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20년 8월 말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이장섭 청주시장은 충북 전체를 관할하는 청주가정법원 설치가 담긴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 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사법 주권 회복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당시 이 의원은 "충북의 소년·가정·아동 보호 사건 증가세가 뚜렷하지만 일반 법원인 청주지법이 이를 전담하기에는 후견·복지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역부족"이라며 강력한 설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후 2023년 4월 중순 충북도의회는 408회 임시회에서 '청주가정법원 설치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며 도민들의 갈망을 대변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2018년 청주지법 내 가사과를 설치하며 설치 당위성을 사실상 인정했음에도 국회 논의는 수년째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24년 6월 이광희 국회의원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청주가정법원 설치법'을 발의하며 다시 사법 복지 확대에 불씨를 당겼다. 이 의원은 "가정법원 사법 서비스 수요는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정작 충북 도민들은 대전가정법원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국민의 동등한 재판권 보장을 위해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결실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역 사회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열린 충북도의회 436회 임시회 1차 의회운영위원회에서는 '충북도민의 사법서비스 불균형 해소를 위한 청주가정법원 설치 촉구 건의안'이 의결됐고 본회의에서 최종 채택됐다.


이번 건의안을 통해 도의회는 "가정법원이 설치되지 않은 광역자치단체 중 충북이 가장 많은 사법 수요를 보이고 있음에도 설치가 지연되는 현실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라며 날을 세웠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충북의 가정법원 관할 사건 수는 1만5천453건으로 강원(1만4천88건)과 제주(8천1건)를 크게 앞질렀다. 전북 지역 역시 설치가 확정된 상황에서 수치상으로 가장 높은 수요를 보이는 충북만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미애 충북도의회운영위원장은 "청주가정법원 설치는 도민의 정당한 사법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국회와 정부는 도민의 자존심을 지키고 사법 복지 책무를 다하기 위해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앞서 지역 법조계도 지난 5월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관련 공약 채택을 건의하는 등 전문 법원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가사·소년 사건은 단순한 법률 판단을 넘어 치유와 복지, 후견 기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166만 도민의 염원이 담긴 청주가정법원 설치는 이제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박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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