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했다가 체포되어 처벌받은 이력의 인물이 국방장관이라면 쇼킹 그 자체다. 국가 질서가 안정되지 않은 혼란기의 후진국을 배경으로 제작한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설정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방위병 복무 중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탈영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병적 기록 공개 않는 국방부 장관
안규백 장관은 방위병 출신 국방부 장관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국방부 장관 명단에 오른 안규백 국회의원이 군 장성 출신일 줄 알았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것을 언론 보도에서 자주 접했고, 외모와 이름이 풍기는 분위기에서도 무관답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방위병 출신이 분단국가의 국방부 장관을 맡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야당의 비판을 통해 안 장관이 방위병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안 장관 연령대의 방위병은 신체, 몇 대 독자, 부선망 독자, 학력 등의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방위병 소집 대상자로 분류됐다. 방위병은 본인의 집에서 숙식을 하며 관공서, 예비군 동(면)대 본부, 지역 군부대에서 근무했고 현역병에 비해 복부 기간이 훨씬 짧아 단기 사병으로도 불렸다. 대부분의 방위병은 집에서 도시락 가방을 지참하고 근무지로 출퇴근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여 핵보유국임을 전 세계에 과시하면서 남한을 향해 임의 시각에 임의의 방법으로 핵무기를 동원한 공격도 불사하겠다고 수시로 협박하는 국가안보 위기의 시기다.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일촉즉발의 중차대한 상황에 왜 굳이 방위병 경력의 국방부 장관이어야 하는지 이해되는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다.
요동치는 국제정세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르는 동북아 역내 안보환경의 급변성, 고조되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문민 국방부 장관이 정답인지도 우려되지만, 하필이면 방위병 출신 문민인가. 군 장성 경력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유능한 문민 국방부 장관 적격자가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코 국방 전문가라고 볼 수 없는 사람에게 전군 지휘권을 부여했다. 국방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적 능력은 국회 국방위원회 몇 년 간의 의정 활동 경력으로 길러질 수가 없다.
더구나 탈영 의혹을 해소시키지 못하는 국방부 장관은 개그 소재에 가깝다. 안 장관은 병적 기록에 일부 오류는 있지만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정정 청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병적 기록상 잘못된 점에 대해 정정 청구를 하지 않은 이유는, "장관 신분으로 정정 청구 신청을 하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것. 국방부 장관에게 부여된 일을 마치고 정정 청구 및 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오해를 키우지 않기 위해 현 시점에 병적 기록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설득력이 없는 구차한 변명으로 들린다. 국민이 궁금해 하는 부분은 어느 방위병 한 사람의 병적 기록을 보여 달라는 게 아니라 현직 국방부 장관이 국방의 의무를 어떻게 준수했는지를 확인하자는 것이다. 병적 기록도 공개 못하는 국방부 장관과 그 국가에 무조건 충성하란 말인가.
***국방부 장관이 군대의 사기 꺾어
탈영 의혹에 휩싸인 국방부 장관에게 불리한 내용이 들어있으므로 병적기록을 공개할 수 없다면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군대를 지휘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 시간에도 국가를 지키기 위해 피땀 흘려가며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수십만 명의 장병들 앞에 탈영 의혹을 해소시키지 못하는 국방부 장관이 당당히 설 수는 없다. 국방부 장관이 군대의 사기를 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