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내덕동 요리주점 '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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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1 10:41:38

[충북일보] 덕수의 깔끔한 외관에 율량천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이 멈춘다. 'ㄷ'과 'ㅅ'을 활용해 초록으로 만든 가게 로고와 몇몇 화분을 배치한 약간의 여유 공간이다. 번화가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깨끗한 가게 전경은 여세윤 대표가 이 자리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다.

자신의 가게를 염두에 두고 이자카야와 와인바 등 여러 곳에서 경험을 쌓은 세윤씨는 너무 왁자지껄하거나 지나치게 격식을 차린 두 공간 사이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누구나 편안하게 들어와 즐길 수 있고 공간 그 자체의 재미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덕수의 곳곳은 세윤씨의 취향을 고루 설명한다. 어항 속 물고기, 각자 위치를 잡은 식물들, 색깔별로 모아놓은 여러 소품과 다양한 종류의 술병들이 나름의 화음으로 덕수를 채운다.

덕수 여세윤대표

손님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가능한 한 열어두자는 것이 덕수의 방침이다. 손님들이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 익숙하게 거절당했던 일들에 대해서도 별다른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가족과 함께 식사를 즐겨도, 아이와 함께 사이드 메뉴만 주문해도 기꺼이 환영한다.
처음 온 손님들이 가장 놀라는 것은 화장실까지 연결된 배려다. 매장에서의 쾌적함이 화장실 때문에 흐트러지지 않도록 에어컨까지 설치해 뒀다. 세윤씨가 다른 곳에서 느꼈던 여러 불편한 사항을 덕수로 가져오지 않은 것이 곧 편안함으로 이어진 덕수의 색깔이 됐다.
ⓒ덕수 인스타그램
물론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요리다. 어느 하나를 시그니처 메뉴로 꼽을 수 없이 각 메뉴마다 꾸준히 이어지는 단골들이 있다. 식사 메뉴부터 디저트 메뉴까지 덕수의 구성은 함께 온 이들과 고민해 풀코스로 짤 수 있을만큼 다채롭다. 꽃게탕, 라구토마토카레, 덮밥류 등 식사 메뉴부터 수제치킨난반, 생선구이, 문어 튀김, 떡볶이 등 안주류, 수제 티라미수까지 이어진다. 재료를 요리하는 방법에 따라 뽑아낼 수 있는 맛이 다르기에 메뉴에 따라 여러 조리법을 고루 활용한다.

메로구이와 간장닭목살 구이는 번거로운 숯 관리를 포기할 수 없게 하는 메뉴다. 숯에 기름이 떨어지며 올라오는 불향을 은은하게 덧입히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온도를 고려해 시간을 들여 숯 위에서 구운 맛은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없다. 꽃게탕은 전문점의 맛이라고 추켜세우며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들이 이어진다. 건새우 등을 갈아 만든 비법 소스를 숙성해 태안 꽃게로 끓이는 것이 깊은 감칠맛의 비결이다.
라구 소스처럼 오랜시간 끓이는 라구토마토카레도 덕수의 자랑이다. 간 돼지고기와 소고기에 당근, 양파, 토마토, 샐러리 등 채소를 더해 향신료와 함께 6~7시간 약한 불에 뭉근하게 끓여내면 덮밥으로도 파스타로도 농후한 맛을 확인할 수 있다.

간장, 닭뼈, 대파, 양파 등을 넣고 3~4시간 끓여 만든 간장 소스는 덕수 요리의 베이스로 활용한다. 간장목살구이나 치킨난반 등에도 이 소스가 필요하다. 갓 튀긴 치킨에 소스를 바르고 삶은 계란을 으깨 넣어 만든 타르타르 소스를 수북히 쌓아 양파, 토마토 등의 아삭한 맛을 함께 즐기는 치킨난반도 덕수를 찾아오는 이유다. 수비드 스테이크에 곁들이는 감자사라다와 와인 소스 등도 세윤씨가 직접 만든다.
남들은 위기라고 말하는 '자영업 3년의 고비'가 슬그머니 덕수를 비껴간 것은 메뉴의 구성부터 양념을 만드는 방식, 숙성 시간과 방법 등 끊임없이 손님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온 시간 덕분이다. 술을 배제하고 취향을 더욱 녹여 바로 인근에 '하치트'라는 카페를 만들고 낮의 공간으로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장치다. 덕수의 구조를 만드는데 몰두하며 여러번의 시도로 완성된 메뉴들이 다시 찾아온 손님들의 선택을 받는다.

4년차 덕수는 여전히 화려함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를 만끽하고 돌아가면 문득 생각나 다시 오고 싶은 곳, 언제든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되는 것이 목표다. 청주에서 어느정도 알려지면 타지로 떠나는 자영업자들의 결론이 안타까워 더욱 오래 한자리를 지키고 싶은 세윤씨의 바람이 내덕동 인근 외식 문화에 신선한 즐거움을 퍼뜨린다.

/ 김희란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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