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국방부가 군 안팎의 우려에도 3군 사관학교 통합을 강행하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사실상 폐지하고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졸속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분한 국민적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3군 사관학교 동창회가 일제히 통합 반대를 주장했다. 공사가 있는 청주시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보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국군사관학교는 육·해·공 3군을 통합해 생도를 선발하는 체제다. 1·2학년은 공통교육, 3·4학년은 병종별로 전문교육을 받게 된다. 현대전은 지상전과 공중전, 해상전이 따로 나누어져 있지 않다. AI와 드론, 우주전 등 전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이다. 육해공군이 통합적으로 전쟁을 수행한다. 군사전문가들을 비롯해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통합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미래전에 대비한 장교 양성 체계 혁신 취지는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사관학교 통합은 국가적 중대사다. 국민 합의를 거쳐야 한다. 엠브레인퍼블릭·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이 지난 13∼15일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5%가 육·해·공사 통합 추진에 반대했다. 찬성은 34%였다. 정부는 공청회와 정책설명회를 열겠다고 했다. 하지만 먼저 결론을 내려놓고 국민 의견을 묻는 건 공청회가 아니다.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를 거쳐 가부를 결정하는 게 옳다. 사관학교 혁신은 국방교육 백년대계다. 군사적·기술적·역사적 관점에서 철저한 사전 연구와 검토는 너무 당연하다. 충분한 국민적 공론화 과정은 필수다.
그러나 발표 전까지 공론화 과정은 없었다. 국방부 발표와 같은 추진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발표 당시엔 통합의 당위성만 강조됐다. 철저한 사전 연구와 검토가 부족해 보였다. 3군 사관학교 통합 문제는 국방안보의 핵심과제다. 대선 공약이라고 무조건 속도만 낼 게 아니다. 반대 논리도 수렴하는 등 충분한 국민적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3군 사관학교 통합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공청회 한번 없이 발표했다. 국방과 관련된 중대사다. 국민 합의를 거쳐야 한다. 먼저 결정하고 따르라는 건 민주주의 방식이 아니다. 결론을 내려놓고 국민 의견을 묻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공군기지도, 해군기지도 없는 내륙도시에서 공군이나 해군 장교를 제대로 길러낼 거로 믿는 사람은 없다. 여론 수렴도 없이 강행한다면 시너지는커녕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 각각의 이름만 사라진 채 한 지붕 세 가족이 되기 십상이다.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국민을 설득하는 절차를 생략한다면 정책은 힘을 받지 못한다. 국방개혁의 방향이 옳다면 국민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3군 사관학교 통합은 국정과제다. 충분한 공감대 없는 밀어붙이기는 안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3군 사관학교 통합은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실질적인 전투력 강화를 위한 장교를 양성할 수 있다. 제도는 한번 잘못 설계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국방부는 공론화와 의견 수렴을 거쳐 보다 신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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