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강한 비가 이어지면서 장마의 성격 자체가 달라져 이에 맞는 재난 대응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장마 성격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후 관련 연구 등에 따르면 2016년 이후 한반도 주변에서는 과거와 다른 수증기 이동 패턴이 반복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한 상황과 맞물려 국지성 집중호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이 같은 폭우 양상의 배경으로 주목받는 것이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이다.
대기의 강은 대기 중 수증기가 좁은 통로를 따라 대량으로 이동하는 현상으로, 막대한 수증기가 장마전선과 결합하면 특정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기록적인 비를 퍼붓는다.
충북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반복되고 있다.
2017년 7월 청주에는 290㎜의 폭우가 내렸고, 2021년 8월에는 중부지방에 150~225㎜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올해 장마 기간에도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보은 233.9㎜, 청주 206.3㎜, 증평 194.0㎜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200㎜ 안팎의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특히 2023년 7월 15일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변화한 폭우 양상이 얼마나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청주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고 순식간에 불어난 물이 지하차도를 덮치며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 중부로 유입된 대기의 강이 집중호우를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지만, 재난관리 체계는 변화한 강수 양상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도 호우 대응 체계는 운영되고 있지만 대기의 강 이동 경로와 수증기 공급, 태풍의 이동을 함께 고려한 예측과 대응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지역별 대응 매뉴얼을 보완하는 한편, 대기의 강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윤섭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는 "재난 대응의 핵심은 대기의 강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느냐에 있다"며 "대기의 강은 태풍의 이동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는 만큼 수증기 이동과 태풍 경로를 함께 분석해야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측이 가능해지면 댐 수위를 미리 조절하고 하천과 저지대, 산사태 취약지역 등을 사전에 점검하는 등 지역별 대응도 훨씬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집중호우가 시작된 뒤 대응하는 것보다 피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자연현상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원리를 이해하면 피해는 충분히 줄일 수 있다"며 "장마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시민들도 기상정보를 확인하는 등 재난 대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6일 늦은 밤부터 17일 저녁까지 충북남부 중심으로 20~60㎜의 비가 예보됐다. / 전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