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송 참사 유가족·생존자 협의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4월 28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청 연못정원에 추모조형물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천영준기자
[충북일보] 청주 오송 참사 추모조형물을 설치하기로 방침을 굳힌 충북도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사업비 확보에 나선다.
지난해 두 차례나 충북도의회에서 발목이 잡혀 중단됐으나 이번에는 관련 예산이 도의회 문턱을 넘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도에 따르면 오송 참사 희생자 추모조형물 설치를 위한 사업비 5천만 원을 3회 추경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다음 달까지 추경안을 편성한 후 9월 8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437회 도의회 정례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도청사 내에 오송 참사 추모조형물을 설치하기로 하고 지난해 6월과 11월 5천만 원의 예산을 추경안에 편성했다.
하지만 심사 과정에서 12대 도의회의 다수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주도로 모두 삭감돼 사업이 중단됐다.
추모조형물 설치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장소·형태 등을 둘러싼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사업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으나 민선 9기와 13대 도의회가 출범하면서 추모조형물 설치는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신용한 충북지사가 선거 과정에서 추모 공간과 조형물 설치를 약속했고 취임 후 바로 추진하는데다 도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다.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들은 당선자 시절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의 큰 아픔인 오송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 공간 마련에 의회가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모 공간 조성과 조례 제정 등 안전한 지역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의회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예산 편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이런 만큼 도가 3회 추경안에 반영할 오송 참사 추모조형물 설치 관련 예산은 도의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전체 38석 중 27석을 가진 다수당이 됐기 때문이다. 반면 12대 도의회 다수당이었던 국민의힘은 11석에 불과하다. 일부 의원들의 공언대로 추모조형물 설치를 둘러싼 분위기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도는 사업비 확보에 성공하면 바로 추모조형물 설치 등에 착수하기로 했다. 장소는 도청사 내 연못광장 부근이 유력하다.
이곳에는 추모 공간이 마련되고 조형물을 비롯해 경관 조명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사업은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3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오송 참사 추모조형물 설치를 위한 사업비를 반영한다"며 "관련 예산이 도의회를 통과하면 바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는 오송 참사 3주기를 맞는 15일 행정안전부와 청주시, 유가족협의회 등과 도청 대회의실에서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다. 지자체가 마련한 추모 행사는 참사 3년 만에 처음이다.
오송 참사는 집중호우가 내린 2023년 7월 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사고다. / 천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