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수곡동 '수아커피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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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4 11:29:49

[충북일보] 물이 지나간 자리에 커피 향이 피어오른다. 수아커피로스터즈의 문을 열면 은은한 커피 향기가 코끝을 파고 든다. 물 수(水)에 싹 아(芽)자를 사용한 이름이다. 커피알갱이 위로 흘려보내는 물이 커피의 시작이라고 봤다.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들르기 힘든 청주 수곡동 주택가에 찾아든 사람들이 핸드드립으로 그 진가를 확인하고 있다.

수아커피로스터즈

커피를 매개로 만난 백상은, 류정윤씨 부부가 이곳에 자리잡은지 벌써 8년이다. 커피는 어른의 음료라는 철칙(?)을 지키던 상은씨는 군대에서 처음 커피를 마셨다. 한바탕 군기를 잡은 뒤 선임이 사준 카라멜마끼야또는 그간 마신 음료들과 달랐다. 달달함 뒤에 미묘한 쌉쌀함과 부드러운 맛의 조화에 얼차려마저 잊어버렸다. 휴가를 나오자마자 커피전문점에서 마신 그것은 또 다른 세계였다. 한 잔 들이키곤 커피에 대해 공부해 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책을 찾아 보다 눈에 들어온 것은 2%의 커피 고형물과 98%의 물이라는 말이다. 커피를 시작하기에 앞서 물에 대해 공부했다. 통계학에서 수질관련 환경공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아침마다 커피를 내리며 교수님께도 조언을 얻었다. 석사 과정 후 대구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배웠다. 시럽, 우유 등 부재료를 하나씩 빼면서 진짜 커피맛을 찾아갔다. 원두 본연의 맛을 알게 된 뒤 무작정 강릉으로 향했다.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에서 접한 커피는 그동안의 것과 또 달랐다. 씁쓸한 맛으로 먹던 것과 달리 원두마다 각각의 향미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아무 첨가물 없이도 달달하고, 짙고, 상큼한 개성이 흘러넘쳤다.

백상은·류정윤 부부

강릉, 부산, 광화문, 제주 등 각 지점에서 순환 근무를 이어가다 아내 정윤씨를 만났다. 커피만 보고 모인 사람들의 끈끈한 연대가 부부의 연으로 이어졌다. 결혼 후 회사를 나온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은 부산이었다. 서로 연고가 없는 곳에서 커피를 시작해 보자는 심산이었다. 낯선 장소에서 둘만의 기준을 세운 커피를 만들어갔다. 자리를 잡아갈 때쯤 아이들이 생기면서 정윤씨의 고향 청주로 돌아와 다시 시작했다.

2018년 수곡동 골목 끝에 자리잡은 수아커피로스터즈는 커피 맛 하나로 사람들을 모았다. 어렵게 찾아온 사람들이 다시 오기 위해서는 인정할만한 맛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배운 사람'으로서 가장 신경쓴 것은 역시 물이다. 3중 필터를 거쳐 나온 물이 커피에 닿는다.
그해 맛있는 농장의 커피를 직접 선별해 각 원두의 개성을 살려 로스팅 하는 것도 수아커피의 본질이다. 로스팅 후 약간의 숙성 시간을 거쳐 기간 내에 판매하는 것도 신선한 커피 맛의 비결이다. 디카페인 시현 블렌드는 누나 이름만 카페에 있다고 서운해 한 둘째 아이를 위한 작명이다.

부부는 커피가 음악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편곡하고 연주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연주곡처럼 같은 원두도 누가 로스팅하고 추출하느냐에 따라 다른 맛으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일관된 맛을 유지하기 위해 품질 관리에도 최선을 다한다.
ⓒ수아커피로스터즈 인스타그램
게스트빈으로 시기에 따라 변경되는 스페셜티 커피는 핸드드립으로 마실 때 그 맛을 가장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원두의 생산지부터 특징적인 맛과 밸런스를 상세히 설명한 주인장의 커피카드도 맛을 음미하는데 도움을 준다. 커피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테이스팅 코스는 바 테이블에서 추천 커피 3잔을 맛 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다. 정윤씨가 직접 굽는 몇 가지 디저트류도 적절한 단맛으로 커피와 조화를 이룬다.

카페 밖에서도 수아커피를 즐기고 싶거나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수아 드립백이 그 대안이다. 매장에서의 맛과 같을 수는 없지만 80% 정도의 맛을 구현했을 때 판매를 시작했다.

수아커피는 멈춰있지 않는다. 또 다른 커피맛을 찾기 위한 새로운 구상이 쌓인다. 정성으로 흘려보내는 물 아래서 피어오른 커피향기에 감화된 사람들이 수곡동 골목 끝으로 다시 찾아온다.

/ 김희란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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