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물원 시베리아호랑이 '호순'.
ⓒ청주시
[충북일보] 청주시는 청주동물원의 시베리아호랑이 '호순이'가 노령에 따른 건강 악화로 동물복지를 고려한 인도적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시베리아호랑이 호순이가 지난 2일 오후 하반신 마비로 인한 보행장애와 배뇨장애 등의 증상을 보여 즉시 내실로 옮겨 보호하며 정밀검진을 준비했다.
이어 3일 오후 마취 후 전문 동물병원으로 이송해 CT 촬영 등 정밀검진을 실시했으며, 수술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검진 결과 노령으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돼 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고 예후 또한 불량한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청주동물원은 수의학적 소견과 동물복지 원칙에 따라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기 위한 인도적 안락사를 시행했다.
호순이는 2007년 6월 4일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나 오랜 기간 청주동물원을 찾는 시민들과 함께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동물이다.
호순이는 같은 시기에 청주동물원에서 지냈던 호랑이 '이호'와는 성향이 매우 달랐다.
사람에게 친화적이고 담당 동물복지사와도 비교적 쉽게 교감했던 이호와는 달리, 호순이는 경계심이 강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동물복지사들에게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낯선 환경이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호순이만의 고유한 성격이었고 청주동물원 관계자들은 호순이의 특성을 존중하며 무리하게 다가가기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신뢰를 쌓아왔고, 호순이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청주동물원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시 대변인은 호순이의 생전 모습과 진료 과정을 담은 추모 콘텐츠를 제작해 청주시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며, 청주동물원은 동물추모관에 호순의 명패를 게시해 시민들이 추억할 수 있는 추모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호순이가 오랜 시간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마지막까지 동물의 삶의 질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호순을 기억해 주신 모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