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날 꺼내 보는'나의 육아일기'

2026.07.09 17:04:52

유민용

여성가족과 인구정책팀장

7월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힘에 부쳐 울기도 했고 가슴 철렁했던 순간도 있었던 20년 된 나의 육아일기를 꺼내 본다.

벌써 20년 전이다. 큰아이는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온 후부터 무슨 이유에서인지 밤늦은 시간이면 울음을 그치질 않았고 초보 엄마, 아빠였던 우리는 새벽까지 아이를 안고 어르고 달래다가 그마저도 안 되면 아이를 차에 태워 새벽 시간 드라이브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이가 겨우 울음을 그치고 잠들던 시간이 새벽 2시, 3시. 아이가 밤 울음을 그만할 때까지 무수히도 힘든 밤을 보내던 나는 퇴근 길, 집에 가는 게 싫어 울면서 운전하던 기억이 아직도 아이에 대한 죄책감처럼 남아있다.

둘째가 태어나고 경험했던 두 아이 육아는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겨우 작은 아이를 재워놓으면 큰아이는 부주의하게 장난감을 '삐삐' 눌러대서 동생을 깨우기 일쑤였고 잠깐의 여유시간에는 큰아이와 놀아줘야 하는데 내가 가장 선호하던 놀이는 '어린이집 놀이'였고 그중에도 '낮잠시간'이었다. 아니면 병원놀이를 해서 내가 환자 역할을 하는 걸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잠깐이라도 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아이는 아플 때도 한 녀석이 아프고 나면 다음 녀석이 시간차를 두고 아팠다. 일을 하면서 병원 데리고 다니던 일이 참 만만치가 않았는데 1년 중에 약을 먹지 않은 날을 손에 꼽을 만큼이었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병원 가는 일이 줄어들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쯤이다. 일부러 집 앞 상가 건물에서 5층 태권도 수업을 마치면 3층 피아노 학원을 가도록 했었는데 어느 날은 태권도 수업을 마친 아이가 무언가에 홀린 듯 친구를 따라 학원 봉고차를 같이 탔다고 한다. 운전 선생님은 우리 아이를 낯선 곳에 내려줬고 당황해서 울고 있던 우리 아이는 근처 가게 사장님의 도움으로 겨우 집에 올 수 있었다.

남편은 당장 태권도 학원에 찾아가 거칠게 항의하고 그날로 태권도 학원을 끊었다. 아이의 미숙함 때문인지 태권도 학원의 무심함 때문이었는지 모를 봉고차 사건으로 우리 아이는 노란띠도 못 따보고 태권도와 작별을 했다.

며칠 전 유튜브에서 '고백부부'라는 드라마 장면을 보게 됐다. 결혼에 골인한 캠퍼스 커플이 결혼을 후회하다가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가게 되는 스토리다. 기억을 갖고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은 다시 똑같은 선택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매 순간 자신의 아이를 그리워하며 오열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옆에서'엄마도 현재 기억을 갖고 과거로 돌아가면 다시 아빠를 만날거야·'라고 묻는 아이에게 "너희가 이미 내 딸이라는걸 알고 있으니 무조건 다시 만날거야."라고 진심으로 대답했다. 진부하지만 이보다 더 진실한 대답은 없을 거 같았다.

늘 잠이 부족하고 육아에 지쳐있을 20년 전 육아일기 속 과거의 나에게 '그럼에도' 엄마가 되길 잘한거라고 그리고 앞으로의 육아일기를 기대해도 좋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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