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경제가 전국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역성장의 터널에서도 벗어났다. 하지만 반도체에 의존하는 쏠림 구조가 심하다. 특히 소득 하위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과 수억 원대 성과급이 화제가 되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반도체의 눈부신 질주에도 내수에 드리운 그늘이 짙다. 최근에는 베테랑 자영업자들까지 문을 닫고 있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탓이다.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발표한 '충북경제 플러스(+) 성장 전환 배경 및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충북의 실질 GRDP 성장률은 4.4%다.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2위 서울(2.3%)과 격차가 2.1%p다. 충북은 2023년(-0.7%)과 2024년(-1.5%)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은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호황이다. 그러나 자영업은 위기 국면이다. 금융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충북지역 자영업자 대출은 25조7천억 원이다. 전년 23조5천억 원보다 2조2천억 원 증가했다. 특히 1분기에만 1조8천억 원이 늘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과 40~50대에서 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60대 이상 1조4천억 원, 40~50대 1조1천억 원씩 늘어났다. 반면 30대 이하는 3천억 원 감소했다. 전체 대출에서 60대 이상 비중은 37.9%까지 확대됐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로 분류되는 취약차주 대출이 3조3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4천억 원 늘었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8%로 상승했다.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하는 형국이다.
물론 정부와 충북도가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저금리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거나 채무를 줄여주기 위한 기금도 조성했다. 소득이 증가할 수 있도록 소비 촉진 캠페인도 벌였다. 그러나 통계가 보여주듯 자영업자 형편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도 빚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폐업 위기로 내몰리는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의 온기가 골목상권까지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자영업자들은 반도체와 AI에 집중된 정부 정책에 상대적 박탈감만 느끼고 있다. 더 적극적인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기존 자영업 지원 정책이 실제 효과를 내고 있는지 원점에서 점검해야 한다. 그런 다음 대대적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 반도체 호황도 자영업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세수가 늘어난다면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하는 게 좋다.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니라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성장의 기회와 과실은 다양한 부문에 고루 돌아가는 게 맞다. 올해 들어 경제성장률은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 사정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인건비 부담마저 한계 상황이다.
정부와 충북도 등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화려함에 가려진 자영업자들의 그늘도 살펴야 한다. 자영업 위기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다. 대도약은 자영업의 그늘까지 함께 보며 준비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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