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관광으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개별관광은 국제제재를 피해 외화 수입원을 올릴 수 있는 수단 가운데 하나이다. 평양, 삼지연, 양덕, 원산갈마 등 잇다른 관광 관련 인프라 개발해 외국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원산갈마관광지구(이하 갈마지구)는 김정은 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북한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원산의 바닷가는 풍광이 수려하고 십리나 펼쳐진 모래가 해변을 장식하고 있어 예로부터 정철, 김시습, 이중환 등과 같은 시대를 풍미한 문인들의 작품에도 자주 등장한다. 북한은 이러한 갈마의 명사십리를 1980년 천연기념물 제193호로 지정했고 최근에는 관광지구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러한 갈마지구는 2025년 7월에 개장했다. 관광지 규모 면에서 북한 최대다. 단순한 해변 리조트가 아니라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십 개의 대형 호텔과 콘도가 있고 최신식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는 휴양, 레저, 쇼핑, 의료 인프라까지 결합한 현대적 체류형 관광지다. 기존 원산 군사비행장을 대대적으로 확장·개조하여 원산국제갈마비행장으로 탈바꿈시키고 갈마관광역을 신설하는 등 인프라를 전면 혁신하고 있다. 갈마지구는 북한 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갈마지구 개발 당시에는 내외국인을 위해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했었다. 그러나 실제 관광이 시작된 이후에는 러시아 관광객에게만 제한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한국이나 미국, 유럽 등의 관광객은 금지된 상태다. 우호적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아직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관광도 독려하고 있다. 주민들에게는 외국인과 차별화된 관광비를 제시하고 있음에도 이용자가 거의 없다. 북한이 주민들에게 제시한 4박 5일에 100달러(USD) 정도면 수년 치 월급을 고스란히 모아야 가능하다. 주민들의 관광은 현실성이 없는 편이다.
야심차게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했는데 이용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북한으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갈마지구는 합법적인 외화벌이 수단이다. 관광을 통해 경제 제재를 극복하고자 하는 정권의 집념이 투영된 결정체다. 하지만 화려한 외형 이면에는 풀어야 할 냉혹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관광지에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마케팅 활동의 무대가 일부 국가에 국한되어 있다. 주 고객층이 되어야 할 서방국가의 여행객 입국을 공식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 등의 국가들도 과거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이후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북한 여행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제한된 국가의 단체 관광객만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북중국대사를 갈마지구에 초청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러시아, 중국 관광객만으로는 이 거대한 관광 인프라 공간을 모두 채우기는 힘들다는 것이라는 게 관광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결국, 북한으로서는 엄청나게 투자한 관광 인프라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서방국가들의 관광객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의 관광객까지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갈마지구에 한국 관광객의 여행이 가능하다면 관광수요는 적지 않을 것이다. 과거 금강산 관광을 통해 경험했지 않는가. 더구나 갈마지구는 동해북부선 철도 및 해로 교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한국인의 갈마지구 관광이 남북 경제·문화 교류의 물꼬를 틀 기회의 공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