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 충격적 탈락

2026.07.01 14:36:23

이정균

시사평론가

한국 축구는 경기에서만 패배한 것이 아니라 품격에서도 완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북중미 월드컵 조별 예선 3차전인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전술로 참패했다. 경기 결과는 0-1이었지만 내용면에서는 숫자로 나타낼 수 없을 만큼 무기력했다. 축구팬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여야가 모처럼 공히 분노하는 지점이다.

***최강 전력에 최악의 결과

한국 축구팀이 남아공전에서 비기만 해도 32강에 진출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진행된 조 추첨 결과 한국은 유럽국과 남미국의 강호들을 피한 행운의 조에 편성됐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 해외파들로 주전 멤버를 구성할 정도로 사상 최강의 전력도 구비됐었다.

국민적 기대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는 여건에서 역대 최악의 처참한 결말을 내고 말았으니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아 나라가 시끄러울 지경인 게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2024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쌓여 온 문제가 곪아 터진 것이어서 더욱 논란이 크다. 특정 학맥이 장악한 축구협회가 투명하지 않은 절차로 파격적 연봉을 주며 이미 국가대표 지도자로서의 능력 부족이 검증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때부터 예견된 사태였기 때문이다.

축구를 포함한 대부분의 스포츠가 감독의 선수 선발, 훈련 방식, 경기운영 전술에 의해 승패가 결정 나기 때문에 감독 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단체 구기종목은 감독의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남아공전에 대해 축구 전문가 비전문가 구분 없이 지적하는 것은 홍명보 감독의 전술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인이 자랑으로 여기고 전세계 축구팬들이 인정하는 손흥민 선수의 공격력을 남아공 감독의 전술로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홍명보 감독이 벤치에 묶어 놔 자진해서 고립시키는 희대의 전술을 감독 고유 권한이라고 말한다.

예선전 세 차례 경기를 치르면서 한국대표팀은 모든 경기마다 전술에 변화를 주지 않고 동일한 전술과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상대의 경기 내용을 분석하여 허점을 파고드는 전술 변화는 기본 중의 기본임에도 홍 감독은 적에게 작전지도를 공개한 상태에서 전투를 벌였다. 오죽하면 남아공 감독이 "한국팀은 남아공이 예상했던 대로 나왔다"고 혹평을 했을까.

홍명보 감독이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진다며 사퇴 발표를 했는데 진정성이 없다는 태도 논란이 크다. 국가를 대표하는 감독을 하려면 공인 의식을 가져야 하고 국민을 공경하는 진실한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나 그에게선 찾을 수가 없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32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1-2로 역전패한 일본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일본 관중석을 향해 90도의 정중한 인사를 하고 퇴장하는 모습에서 홍 감독과의 품격 차이를 드러냈다. 일본 국민들은 패배하고도 승리한 기분을 만끽하는 중이라고 한다.

***한국 축구는 공동체 문화

스포츠 경기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으며 패배했다는 이유만으로 돌을 던질 사안이 아니라는 것쯤은 모르지 않다. 그럼에도 2026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에 입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들 분개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한국팀이 지닌 우월한 주관적 조건과 대진표의 유리한 객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전술 부재, 선수들의 투지 부족, 홍 감독의 태도, 축구협회의 무책임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비현실적 결과물을 용인할 수 없어서다.

한국인에게 축구는 축구 이상이다. 국민적 일체감을 공유하는 매개체이며 축구를 응원하면서 자긍심을 나누는 공동체 문화현상이기도 하다. 한국 축구를 다시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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