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강박 가구 위해 손잡은 지역사회… 단순 청소 아닌 '주거권 회복'

청주시 탑동 저장강박 의심 노인 부부 가구 주거환경 개선
LG에너지솔루션 함솔이봉사단·청주깔끄미봉사단 등 5개 기관 40여 명 합동
방역·소독·폐기물 처리까지 총력 지원

2026.06.14 15:48:37

LG에너지솔루션 함솔이봉사단 등 5개 기관 자원봉사자들이 청주시 탑동의 한 주거강박의심 주택을 방문해 주거환경 개선을 실시하고 있다.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지난 12일 오전 청주시 상당구 탑동의 한 단독주택 앞 위생복과 장화, 장갑, 마스크로 무장한 LG에너지솔루션 함솔이봉사단원들이 마대자루를 들고 섰다.

대문을 열기도 전에 이미 상황은 짐작됐다. 대문 안 머리 높이까지 쌓인 물건 더미들. 문 앞까지 쌓여있는 쓰레기와 물건들. 문 안으로 들어서자 마당은 바닥을 볼 수 었을 만큼 물건과 쓰레기들이 쌓여있었고, 사람이 겨우 통행할 수 있는 좁은 동선만 확보돼 있었다. 그마저도 바닥에 깔린 물건을 넘어야 지나갈 수 있는 형편이었다. 집 내부까지 포함한 적치물은 20t 이상으로 추산됐다.

이 집에는 70대 노인 부부가 살고 있다. 약 10년 전부터 폐지와 고철 등을 수집하는 생활이 시작됐고, 퇴직 이후 수집 행동이 점차 심화됐다고 한다.

저장강박 증상으로 인해 스스로 정리하거나 폐기하기가 어려운 상태였고, 주택 내부는 물론 마당과 외부까지 물건이 가득 쌓이면서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스스로 해결하기엔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황에서 함솔이봉사단은 청주시주거복지센터와 연계해 이들의 일상을 돌려주기 위한 힘을 모았다.

LG에너지솔루션 함솔이봉사단 등 5개 기관 자원봉사자들이 청주시 탑동의 한 주거강박의심 주택을 방문해 주거환경 개선을 실시하고 있다.

ⓒ성지연기자
오전 9시부터 작업이 시작됐다.

이날 현장에는 함솔이봉사단 10명을 포함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충북도본부 중부사무소, ㈜네패스 사회공헌팀, 탑대성동행정복지센터 깔끄미봉사단, 청주시자원봉사센터 등 5개 기관 40여 명이 함께했다.

안에서 쓰레기를 꺼내면 밖에서 마대자루에 담아 1톤 트럭에 싣는 방식으로 분업이 이뤄졌다. 트럭은 쉼 없이 열 번 이상 오갔지만, 오전이 다 지나도록 해결된 건 마당과 집안 일부가 전부였다.

더위 속에 구슬땀을 흘리는 봉사자들에게 인근 주민들은 시원한 음료를 건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쓰레기를 치우고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쓰레기들로 인한 악취와 오염 속에서도 쉴새없이 작업은 이어졌다.

하루 종일 작업에 임한 봉사자들 덕분에 마당은 물청소로 마무리할 수 있을 만큼 모두 정리됐고, 집 안에 쓰레기와 물건들도 모두 말끔해졌다.

이날 처음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했다는 LG에너지솔루션 직원은 "실제로 생활 근처에서 이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돼 놀랐다"며 "이를 위해 봉사에 나서 주시고 물심양면 도와주시는 분들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거된 대량의 폐기물은 폐기물처리업체 리뉴에너지충북㈜이 현장에서 신속하게 반출·처리해 작업 효율을 높였다.

쓰레기 제거 작업 이후에는 도배와 장판 교체, 방역까지 일괄 연계해 주거 환경을 실질적으로 회복시키게 된다. 방역과 소독은 상당보건소가 진행한다.

저장강박이 심리적 사유인 만큼 대상자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도 마련돼 있지만, 상담은 대상자 본인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함솔이봉사단은 2023년부터 청주시주거복지센터와 연계해 저장강박 의심 가구 주거환경 개선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함솔이봉사단 등 5개 기관 자원봉사자들이 청주시 탑동의 한 주거강박의심 주택을 방문해 주거환경 개선을 실시했다. 봉사자들 활동 후 집안이 정리된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오창플랜트
2023년 1가구를 시작으로 2024년 1가구, 2025년 3가구에 이어 올해까지 누적 6가구를 지원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지역사회 공헌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 함솔이봉사단은 "이번 활동은 작은 도움이라도 누군가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다"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주남 청주시주거복지센터장은 "이번 주거환경개선은 지역의 다양한 기업과 기관들이 뜻을 모아 동참해 주었기에 더욱 뜻깊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저장강박 의심가구를 포함한 주거취약계층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주거복지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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