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감물면 구월리와 백양리에 걸쳐 있는 저수지를 이담저수지라 부르는데 저수지 물의 몽리 지역이 주로 이담리이므로 이담저수지라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담(鯉潭)'이라는 지명은 '잉어가 있는 못'의 의미를 지닌 '잉어소'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므로 이담저수지는 잉어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여 잉어를 잡으려는 낚시꾼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러면 '잉어'라는 지명 요소는 어떤 지형을 가리키는 말이고, 지명에 쓰인 '잉어'는 어떤 의미를 가진 말에서 온 것일까·
'잉어'와 연관된 지명을 찾아보면 청주시 상당구 영동과 문화동의 '잉어배미'를 비롯하여 경북 경산시 남천면 신방리와 전북 정읍시 칠보면 백암리의 '잉어골', 충남 아산시 송악면 강장리의 '잉어재골', 경기도 이천시 율면 월포리의 '잉어자리골', 경북 상주시 흥각동과 경기도 이천시 진리동의 '잉어들', 경기도 여주시 세종대왕면 용은리의 '잉어배미들' 등을 들 수가 있다.
이 지명들에서 '잉어'가 수식하는 말은 '골(골짜기), 배미(논), 재(산), 들(들판)'이므로 '잉어'라는 말은물고기가 아닌 다른 말에서 변이된 말임을 짐작할 수 있다. 고어에서 '잉어'로 변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말을 찾아보면 '이엉'을 들 수가 있다. 이엉이란 볏짚, 보릿짚, 억새, 갈대, 왕공, 창포 등과 같은 짚이나 풀잎 등을 엮어 만든 지붕 재료를 말한다. 예전에 우리나라 서민 가옥의 대부분은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서 덮은 초가지붕이었으며 매년 가을에 벼를 수확한 후에는 초가 지붕에 있는 묵은 이엉을 걷어 내고 새 이엉을 덮어야 했기에 이엉을 엮는 일이 큰 일거리였으며 이엉이라는 말도 일상 생활용어로 빈번히 사용되는 말이기에 자연스럽게 지명 요소로 쓰였을 것이다.
그러면 이엉은 지형의 어떤 형태를 가리키는 말이었을까·
'이엉'이란 짚의 묶음을 이어서 엮은 것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잇다'라는 말에서 '이응, 이엉'이 파생되고 '이엉'이 '잉어(이응어)'로 변이된 것으로 추정해 본다면 연이어 있는 '골짜기, 논배미, 산봉우리, 넓은 들판의 밭'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지 않는가·
실제로 경북 김천시 농소면 봉곡리,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자은리, 경남 양산시 삼호동 등에 '이응골'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엉'이란 사물이 연이어 늘어서 있는 형태를 가리키는 말로 처음에는 산봉우리가 연이어 늘어서 있는 지형을 '이엉재', 골짜기가 연이어 있는 지형은 '이엉골', 넓은 들판에 논이 이어서 연결되어 있으면 '이엉배미'라 불렀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하지만 지명에서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루어진 말들이 구체적인 사물을 가리키는 유사한 음을 가진 다른 말로 변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엉'과 유사한 음을 가진 '잉어(이응어)'는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우며 몸을 보하는 귀한 생선으로서의 좋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으므로 '잉어재, 잉어골, 잉어배미'로 변이가 된 것으로 보인다. 민물고기의 이름인 '잉어'는 본래 한자에서 온 말이다.
정약용의 「아언각비(雅言覺非」에 따르면 "리어(鯉魚)를 우리나라에서는 '이응어'라고 말한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이 잉어로 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언어학적으로 살펴본다면 한자어 '리어(鯉魚)'의 우리말 독음이 '리+ ㆁㅓ'이므로 'ㆁ(꼭지이응)'이 '리'에 붙어 '리ㆁ(링)어'가 되고 다시 두음 법칙으로 '리(링)'가 '이(잉)'로 되어 '잉어'가 된 것이다.
또한 옛날에 모시를 짤 때에 엮어 짜는 실을 잉어실이라 하여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던 말이었고 옛날 전통놀이 중에도 '잉어 놀이'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차례로 등을 굽히고 앞사람의 허리를 잡아 한 줄로 늘어선 다음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해서 이긴 사람은 늘어선 사람의 등을 밟으면서 지나가도록 하는데 등에서 떨어지면 벌칙을 받는 놀이다. 놀이의 형태로 보아 '잉어'란 물고기와 관련된 이름이 아니라 두 물건을 엮어서 연결하는 '이엉'이라는 고어에서 비롯된 말임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