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충북일보] 국내 근로자 절반 이상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지만, 시간 절감이 실제 생산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생산성 단절' 현상이 확인됐다. 기술 확산 속도에 비해 조직 구조와 보상 체계의 변화가 뒤따르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근로자의 51.8%가 생성형 AI를 업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 확산 속도와 비교해 약 8배 빠른 수준이다.
생성형 AI 활용 근로자의 평균 업무시간은 3.8% 줄었다. 주 40시간 근무 기준으로 주당 약 1.5시간이다.
이 절감분이 전부 생산으로 전환될 경우 약 1.0%의 잠재적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분석결과 시간 절감은 있었으나 산출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절약된 시간이 고부가가치 업무로 재배치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업별로는 전문직(2.8%), 사무직(1.9%), 관리직(1.5%) 순으로 시간 절감 효과가 컸다. 서비스직(0.6%), 기능직(0.5%), 단순노무직(0.2%)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근속연수가 짧은 저숙련 근로자일수록 절감 효과가 두드러진 점은 AI가 경험 부족을 보완하는 평준화 효과가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적 원인은 기업과 근로자 간 온도차에서 드러났다. 2024년 기업활동조사 기준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은 9.6%에 불과하다. 근로자 개인 활용률(51.8%)과 5배 이상 벌어진 수치다. AI 활용이 기업 단위의 업무 흐름 재설계 없이 개인 차원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기존의 승인 절차와 협업 구조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개인이 아낀 시간은 다음 결재를 기다리는 대기시간으로 흡수된다. 보상 체계도 걸림돌이다.
이에 대한 방증은 유인 구조가 다른 집단에서 나왔다.
성과가 소득과 직결되는 자영업자는 업무시간 1.0%p 절감 시 임금근로자보다 업무처리량이 추가로 1.0%p 더 늘었다. 전문직은 사무직 대비 0.7%p, 청년층(15~39세)은 고령층 대비 0.6%p, AI 고강도 사용자는 저강도 사용자 대비 0.5%p 각각 높았다.
한국은행은 "AI의 생산성 효과는 기술 자체보다 작업 구조와 유인 체계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현 상황을 범용기술 도입 초기의 전형적인 시차 현상인 '솔로우 역설'과 'J커브' 경로로 진단했다.
다만 업무를 결과물이 명확한 '표준화 업무'와 판단·창의성이 필요한 '열린 업무'로 구분해 AI 중심의 업무 흐름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입·저연차 근로자가 도메인 지식을 쌓는 전통적 학습 경로인 표준화 업무를 AI가 이 영역을 대체할 경우, 단기 생산성은 오르더라도 장기적으로 복잡한 업무를 수행할 인적자원 공급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