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선거가 끝났다. 승패도 갈렸다. 그렇다고 세상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진 않는다. 내 삶도 이웃의 삶도 그대로 이어진다.
먼저 선거에 이긴 더불어민주당에 말한다. 민주당은 겸손해야 한다. 선거 결과에 자만하면 안 된다. 가장 먼저 야당과 협치의 장부터 열어야 한다. 민주당이 정말 잘해서 이긴 선거가 아니다. 세상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국민의힘의 오판으로 얻은 어부지리다. 국민의힘은 통렬한 자기비판을 해야 한다. 또다시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궤변으로 왜곡해선 희망이 없다. 기필코 잘못을 찾아내 떠난 유권자의 마음을 되돌려야 한다. 정부는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 안팎의 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지방선거 승리가 독주와 오만의 빌미가 돼선 안 된다. 국민이 정부와 여당에 가장 바라는 건 협치를 통한 국민 통합이다. 정부와 여당이 야당에 먼저 손을 내미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여야 협치만이 주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다음으로 당선인들에게 말한다. 당선인들은 지역주민을 위한 정치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소속 정파가 달라도 내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일해야 한다. 시·도지사와 광역·기초의원들은 중앙정치에 대한 거리 두기를 시도해야 한다. 지방자치와 분권은 지역주민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지방자치에는 행정적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 주민 없는, 곧 주민의 권리 없는 지방자치는 성립되지 않는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뿌리와 같다.
낙선인들에게도 한마디 전한다. 패배는 퇴장이 아니다. 선거 결과는 유권자의 선택일 뿐이다. 지방자치의 발전은 승자만의 판단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대안을 제시하면서 건전한 견제 세력 역할을 해야 한다. 오늘의 낙선인이 내일의 지도자가 되는 일은 수도 없이 많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오늘의 패배를 실패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중단의 이유로 삼아서도 안 된다. 유권자 역할은 더 중요하다. 선거 주권자로서 투표 의무 실행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이제 주권자의 위치에서 내가 뽑은 위임 권력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살펴야 한다. 예산이 제대로 쓰이는지, 공약은 얼마나 이행되는지, 지역 현안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방의회 회의를 지켜보고, 주민설명회에 참여하면 된다. 지역 언론을 통해 정책을 점검하는 일 모두가 유권자가 챙겨야 할 민주주의의 일부다. 유권자가 관심을 거두는 순간 권력은 오만해지기 쉽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잘한 건 칭찬하고 잘못한 건 비판해야 한다. 정당보다 지역의 미래를 우선해야 한다. 정치인보다 내 삶의 질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선거는 끝났다. 그러나 내 삶과 내 이웃의 삶은 계속된다. 선거 이후의 책임과 참여가 하나하나 쌓여 지방자치를 완성한다. 당선인, 낙선인, 유권자 모두 지역 발전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
정치는 약속 실천의 기술이다. 선거에서 이기는 기술이 결코 아니다. 충북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수도권 집중에 이은 청년 인구 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존립을 걱정한다. 현안 해결도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당선인들은 경쟁하던 상대를 적으로 여겨선 안 된다. 낙선인들은 당선인을 지역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 인정하는 성숙함을 보여야 한다. 선거 전처럼 정쟁에 소비할 시간이 없다. 함께 고민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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