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돌아오는 마을, 살아나는 단양

2026.06.18 17:31:34

김영준

단양군 예산팀장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운동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쓸쓸해진다. 한때 북적이던 교실이 조용해지고, 학교의 불이 꺼지는 순간, 마을의 시간도 함께 멈춘다.

인구 감소는 더 이상 통계 속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일상 속 현실이다. 아이들이 없는 지역은 결국 소멸의 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은 위기의식이 아니라 행동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실행 속에서 완성된다.

단양군은 이 단순한 진리를 실천으로 옮겼다. 대표적인 사례가 폐교 위기 학교를 살리고자 시작한 '학교로 온(ON)' 프로젝트다.

매포읍 가평초등학교 주변에 공공임대주택을 지어 아이를 둔 가정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총 80억 원 규모의 '가평올래 행복플랫폼'사업을 진행한다.

이는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다. 교육과 주거, 정착을 연결한 생활 기반으로 마을에 희망을 불어넣는 장치다.

진짜 변화는 사람들의 손길에서 시작됐다. 가평초는 2021년 동문회와 주민, 학부모, 교직원이 중심이 돼'가평초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동문과 주민들은 1억6천만 원을 모아 장학금과 통학 지원을 이어갔고 발로 뛰며 학생들을 학교로 데려왔다.

덕분에 전교생이 8명까지 줄었던 학생 수는 20명대로 회복됐다. 숫자는 크지 않으나 그 안에는"우리 학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한 아이의 전입이 한 가정의 정착으로, 그리고 마을에 온기를 더해주었다.

군의 시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어상천초 주변 2호 공공임대주택과 추가 후보지 발굴로 모델을 확산하고 영춘면 유암리 '충북형 귀농·귀촌 보금자리'에는 25억 원을 투입해 주거 6호와 문화예술 공간, 공동 텃밭을 갖춘 복합 정착단지를 조성한다.

적성면 각기리 '단양이음터' 역시 10억 원을 들여 소규모 주거와 공동체 공간을 마련해 새로운 생활 기반을 제공한다.

또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총 32억4천만 원이 투입되는 주민 주도형 귀농·귀촌 활성화 사업은 마을이 직접 인구 유입의 주체가 되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단양에서 살아보기', 귀농인의 집, 주거 임차료 지원 등 단계적 체험 프로그램과 맞물려 실제 정착률은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단양으로 전입한 8천778명 중 5천285명이 귀농·귀촌 인구로 전체의 약 60%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정책이 마을 재생과 인구 유입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인구 감소는 계속되고, 정착 이후의 일자리와 생활 기반 문제도 남아 있다. 그러나 단양은 사람과 공동체, 교육, 주거를 연결하며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고 있다.

작은 학교의 회생은 곧 마을의 재생으로 이어지고 사람과 공동체가 만들어 낸 희망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할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언제 시작할 것인가. 답은 이미 분명하다. 멈추지 않는 흐름과 포기하지 않는 실천이 단양을 변화시키고 있고 정책의 성과 역시 지속 속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단양군의 도전이 전국으로 확산해 본받을 만한 정책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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