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연기자
[충북일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충북지회가 장기간의 내홍을 딛고 새로운 선장을 맞이했다.
단독 후보로 출마해 회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취임한 김경아(66·경아두마리치킨 대표) 신임 지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지회의 대외적 위상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그가 꺼내든 카드는 '화합'과 '지회 운영의 시스템화'다.
최근 만난 김 지회장은 당선 소감으로 "개인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충북지회의 조속한 안정을 바라는 회원들의 염원이 모인 결과"라며 "선배 고문단과 동료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던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조직 정상화의 밀알이 되겠다"고 담담한 소회를 전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된 법정단체다. 여성경제인의 공동이익 증진과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여성 기업활동 촉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해야한다.
그러나 충북지회는 최근까지 각종 논란과 내부 갈등 속에 긴 시간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출 과정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직무정지 의결 논란, 임원진 이탈이 이어지며 깊은 상흔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오랜 업력을 가진 지역의 우량 회원사들이 대거 탈회하는 등 대외적 위상과 유관기관과의 신뢰는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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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회장은 과거의 혼란을 불식할 근본적 해법으로 '지회 운영의 시스템화'를 제시했다. "그동안 지회는 리더십의 변화에 따라 조직 전반이 흔들리는 취약점을 보였다.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정해진 매뉴얼과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투명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적인 민원에 조직이 휘둘리던 관행을 과감히 혁파하겠다고 단언했다.
김 지회장은 "앞으로 모든 갈등과 민원은 이사회라는 공식적인 틀 안에서 양측의 의견을 투명하게 수렴해 절차대로 해결하겠다"며 "조직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자정 작용을 거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취임식을 전면 취소하고 실질적인 조직 정비와 내실에 착수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김 지회장은 현재 지역 여성 기업인들이 직면한 거시경제적 위기에 대해서도 진단을 내놨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속에 특히 플랫폼 독과점 체제로 인한 소상공인의 수익성 악화는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그는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로 인해 밤낮없이 일하는 자영업자들의 마진이 사실상 무너졌다"며 "지자체의 공공 배달 앱은 프로그램의 접근성이 낮고 활용 범위가 제한되어 현장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지원 정책마저 일부 제조업에만 편중돼 있어, 협회 회원사의 다수를 차지하는 소상공인들은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중심의 시장 장벽과 공정거래위원회의 획일적인 프랜차이즈 규제 역시 소규모 업체들의 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그는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현장 중심의 정책 연계를 약속했다. 개별 소상공인이 독자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유관 기관장과의 독대를 주선해 금융 및 자금 지원의 실질적인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이다.
내부 결속과 대외 신뢰 회복을 위한 조직 개편도 구체화되고 있다. 산악회, 골프 등 소모임을 활성화해 회원 간 유대를 강화하고, 월례회 등 공식 행사에서는 이사들을 각 회원 테이블에 분산 배치해 소통의 밀도를 높이고 있다.
더 나아가 제조, 건설, 유통 등 업종별 파트를 분업화해 회원사 간 실제 오더 수주와 상생 소비가 이뤄지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무너진 대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충북도 등 유관 기관과의 정책 간담회·식사 자리를 조율하는 등 대외 소통 행보도 전면 재개됐다.
김 지회장의 시선은 이미 확고한 미래를 향해 있다. 2027년 12월까지의 짧은 임기 동안 연임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임기는 조직을 안정시키고 후진을 위한 기틀을 닦는 기간"이라며 "진취적이고 순발력 있는 50대 여성 경제인들이 전면에 나서 조직을 이끌고, 원로들은 '원로회'를 통해 뒤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건강한 세대교체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 모두가 대외적으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원'임을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명예와 위상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