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가장 싱그러운 계절,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6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기획전과 대청호 환경미술제 '파동의 풍경' 전시를 다녀왔다.
전시는 2026년 4월 16일부터 6월 28일까지 진행되며, 실내에서는 기획전이, 야외에서는 환경미술제가 함께 펼쳐지고 있었다.
미술관 안과 밖을 천천히 걷다 보니 마치 하나의 커다란 물결 안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물'이 있다. 물은 우리가 마시고 사용하는 자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장소의 기억을 품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대청호 역시 단순히 풍경이 아름다운 호수나 지역의 식수원으로만 볼 수 없다.
그 안에는 시간이 흐르며 쌓인 삶의 흔적, 사라진 기억,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온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실내 전시는 총 3개의 전시실로 이어졌다.
1층 로비에는 대청호 이야기, 함께 만들어 볼까요· 라는 코너에서 아이들과 활동지를 할수 있는 공간이 있다. 활동지를 하면서 가족 간에 대화의 장이 펼쳐지는 광경이다.
1전시실에서는 강석범 작가의 '소망-과거로부터'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어두운 공간 속에서 조명을 받은 작품은 마치 오래된 기억이 천천히 떠오르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2전시실의 임민수 작가 작품은 흐름과 사라짐을 떠올리게 했고, 3전시실의 이승미 작가 작품은 한지 위에 펼쳐진 섬세한 색과 결이 잔잔한 물살처럼 느껴졌다.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속까지 잠잠해지는 전시였다.
밖으로 나오면 분위기가 또 달라진다. 조각공원과 문의문화유산단지 곳곳에 설치된 작품들이 자연, 전통 건축, 햇살, 바람과 함께 어우러졌다.
송성진 작가의 '300장소'는 나뭇가지와 구조물이 얽힌 모습이 장소의 기억을 몸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신용구 작가의 '붉은 물결의 꽃-염원의 자리'는 고택 앞마당에 피어난 붉은 꽃처럼 강렬했다.
이종관 작가의 '기억의 유랑'은 폐의류와 색색의 천이 모여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고 있었는데, 버려진 것 들이 다시 이야기가 되는 모습이 인상 깊다.
특히 야외 전시는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걸으며 느끼는 전시였다. 초록빛 나무 사이를 지나고, 전통가옥 앞에 멈춰 서고, 대청호를 향해 열린 풍경을 바라보는 순간마다 작품의 의미가 조금씩 달라졌다.
물결이 한 번 퍼지면 멀리까지 번져가듯, 이 전시도 조용한 질문을 남긴다.
'우리가 남긴 흔적은 어디까지 흘러갈까.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떤 풍경을 만들고 있을까.'
대청호의 자연과 현대미술, 그리고 문의문화유산단지의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전시라서 산책하듯 보기 좋았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환경미술이 이날만큼은 아주 가까운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초록의 계절, 대청호 주변 특별한 전시 나들이를 찾고 있다면 '파동의 풍경'을 천천히 걸어보셔도 좋겠다.
/ 충북도 SNS서포터즈 최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