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시 주민 대피를 위한 옥상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설치가 의무화된 가운데 비상문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에 대해서도 각 지자체와 관계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자동개폐정치가 미설치된 아파트 옥상 비상문(왼쪽)과 설치가 완료된 아파트 옥상 비상문 모습.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아파트 화재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일부 아파트에서는 불이 났을 때 대피로 역할을 하는 옥상문이 잠겨있어 인명피해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충북일보가 찾은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15층 규모 아파트의 꼭대기층 옥상 출입문은 잠겨 있었다.
해당 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별도의 열쇠 보관함도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 관리자는 "화재 시 대피 문제가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로 쓰이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아파트 측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문을 잠가뒀다"고 설명했다.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또 다른 아파트 상황도 비슷했다.
옥상문에는 '이곳은 화재 시 대피하는 공간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문은 잠겨 있었고 열쇠 보관함도 있었지만 정작 보관함 내부에는 열쇠가 없었다.
이처럼 일부 아파트에서는 옥상문이 잠겨 있거나 열쇠 보관함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등 비상 상황 시 대피로 확보에 취약한 모습이 확인됐다.
저층 화재 등 계단이 막힌 상황에서는 옥상이 피난처로 활용될 수 있는데 문이 잠겨있다면 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 특성상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현행 법령은 30가구 이상 규모의 공동주택의 옥상 출입문에 비상문 자동개폐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동개폐장치는 방범과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평소에는 출입문을 잠긴 상태로 유지하다가 화재 발생 시 소방시설 수신기의 신호를 받아 자동으로 열리는 장치다.
문제는 지난 2016년 2월 이전에 건축된 공동주택은 법령이 소급적용되지 않아 자동개폐장치 설치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 옥상 출입문에 화재 발생 시 주민 대피를 위한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가운데 비상시 사용해야 할 옥상 비상문 열쇠함마저 비어있다. 옥상 비상문 자동개폐장치가 미설치된 아파트에 대한 각 지자체와 관계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김용수기자
이 때문에 현행 규정은 옥상에 대피시설이 있는 경우 개방을 원칙으로 하고 시설이 없더라도 열어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문을 잠글 경우 문 옆에 열쇠 보관함을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화재 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옥상 등 대피로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충북 지역 공동주택 화재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옥상문 개방은 더욱 강조된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 공동주택 화재는 최근 5년간(2021~2025년) 총 445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80건, 2022년 87건, 2023년 100건, 2024년 78건, 2025년 100건으로 집계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시 아파트는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소방당국의 지속적인 홍보와 점검이 필요하다"며 "관리사무소뿐 아니라 입주민 대표회의 등을 통해 옥상 대피로 관리 필요성을 알리고 시민들도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대피로가 제대로 확보돼 있는지 한 번쯤 직접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전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