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의 이상 과열 리스크

2026.05.13 15:41:42

이정균

시사평론가

온 나라가 지금처럼 주식 광풍에 빠져 도박판으로 변질된 적이 없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시장이 한국에서만큼은 투자 영역을 벗어나 투기 대상으로 전락한지 꽤 됐다. 누군가 주식 노름으로 대박을 쳤다는 풍문이 떠돌다 오래가지 않아 다 털어먹었다는 소문으로 결론 나는 경우를 참 많이도 들었다.

***온 나라 도박판 변질

주식 하다가 가진 돈을 날린 것은 물론이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사례들이 넘쳤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나름 주식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했노라고 스스로 믿으며 주식에 매달리던 사람들의 얘기였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주식을 접해 보지 않은 초보들도 너나없이 덤벼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가히 돈 놓고 돈 먹기다.

올해 초 4300선이던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에 급등을 거듭하더니 이제는 8000선을 넘을 기세다. 장기적으로 10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75.23%로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서도 독보적 1위 기록이다. 그야말로 주식 지상주의가 전국민을 강타하는 와중에 주식으로 몇 억에서 몇 십억을 벌었다는 벼락부자들이 속출한다. 국내 주식 시장의 코스피 급등은 시가 총액 1,2위이며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데 단기간 급상승에 따른 불안감도 상당하나 요지부동이다.

이런 마당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졸지에 벼락거지 신세로 전락할까 봐 두려운 FOMO(나만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현상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 주식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후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는 60대 이상 시니어들의 빚투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기한 내에 상환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반대 매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하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되는 구조다. 오죽하면 금융감독원이 주요 증권사들에게 빚투 투자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신용융자 마케팅의 자제를 요청했을 정도다.

주식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여러 가지 리스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인식이 대체적이지만 주식 투자 열기가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주식시장 상승에 편승하여 어느 대형 온라인 서점의 국내 주식 관련 도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치솟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퇴직자들의 연금투자 지형도 예금이나 국채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머물지 않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실적 배당형으로 빠르게 이동하는데 주식 투자 비중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채권 혼합형 ETF가 부상하는 양상이라고 한다.

이상 급등하는 주식 시장의 변동성과 불안정성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면서도 기업 가치에 중점을 둔 장기투자보다 단기적 시세차익에 몰두하는 투자문화 개선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이 이끄는 반도체 수요 폭발에 따른 수퍼사이클(초호황)이라지만 주식 시장의 극단적 쏠림 현상 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대규모 손실 불가피

낙관론과 비관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한국 증시의 미래를 정확하게 전망할 수는 없어도 전문가들은 강력한 경고음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실물경제 개선 속도보다 앞서는 투자심리, 빚투, 단타성 매매 과열 등의 개인 투자자 방식은 거품이 꺼지면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투자의 대가 버핏도 세계 증시에 대해 "도박 열풍이 정점에 달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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