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3당 연대로 충북진보 새길 열어야

2026.05.12 19:24:02

[충북일보] 충북의 진보 3당이 6·3 지방선거 공동대응을 선언했다. 노동당과 녹색당, 정의당이 지난 11일 돌봄과 기후정의, 노동자 정치로 거대 양당의 독점 정치를 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각 정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녹색, 노란색에서 착안해 '신호등 연대'라고 이름을 지었다. 지방선거 후보도 내세웠다. 노동당 1명, 정의당 3명 등 모두 4명이다. 녹색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앞으로 연대 의미를 담은 공동 메시지와 정책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진보정치가 민주당 일극 체제로 고착화한 상황이다. 기성질서가 무너진 셈이다. 충북 신호등 연대는 진보 질서 회복을 위한 시도다. 강력한 정치적 주체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다. 수명을 다한 기성 진보는 기득권 유지에만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진보정당의 존재감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진보정치가 민중의 요구를 결집하지 못한지도 오래됐다. 그런 점에서 충북 신호등 연대의 활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과를 떠나 연대와 혁신을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다. 오랜 기간 각자도생했던 진보정치가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로 의미 있다. 진보정치의 연대 강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이미 공동 의제도 발표했다. 제한적이나마 후보와 정당의 공동활동도 모색할 수 있다. 거대 양당이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다. 충북도민이 진보정당을 선택하는 판이 되려면 기성 진보와 다른 점을 부각해야 한다. 정당과 후보는 현실에 대한 성찰과 대안을 내놓고 서로의 차이를 따져야 한다. 무엇보다 차분하고 냉정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기성정치와 마찬가지로 상대 헐뜯기로 일관하면 얻을 게 없다. 누가 잘하고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려야 한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뜯어고칠 것인지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한 발 더 나가 적극적으로 연대를 추진할 수도 있다.

진보 3당 연대는 어쩌면 새 출발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지나친 책임 공방은 좋지 않다.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해도 상황을 직시하며 연대의 공고함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지지 열기도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어느 정당이 공동체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도 알게 된다. 그때 비로소 진보정당이 판을 바꾸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충북의 진보 3당 선거연대는 단순히 의석 몇 개 얻으려는 게 아니다. 충북의 진보정치의 생존전략과 재구성 실험이다. 흥미로운 건 충북 신호등 연대가 보수 견제만이 아니란 점이다. 민주당 독점 비판도 함께해 눈길을 끈다. 충북 신호등 연대는 민주당이 진보 전체를 대표하지 않음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기후정책과 노동권, 지역소멸 대응 같은 의제를 민주당보다 더 급진적으로 밀고 있다. 노동과 기후, 복지를 하나로 묶으려 하고 있다. 노동 중심성에서 변화한 의제 설정이다. 노동당의 노동정치, 녹색당의 생태정치, 정의당의 제도정치 경험을 결합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먼저 조직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다. 진보 정치가 약화한 이유가 뭔지부터 정확히 꿰뚫어야 한다. 그래야 현실과 간극을 줄일 수 있다. 성찰하지 않으면 지방선거 패배는 물론 아무런 감동도 줄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충북의 진보 3당의 연대가 정권을 흔드는 블록이라고 보진 않는다. 반 보수연합이라기보다 진보정치를 다시 살려보려는 시도로 여긴다. 부디 성공해 진보의 새길을 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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