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해외연수 관행 유권자가 바꾸자

2026.05.07 19:06:01

[충북일보]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잊을 만하면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 지방의회 출범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많은 지방의회가 연수(硏修) 본연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지방의회의 자정 노력만으론 새 출발이 어렵다. 체계적 사후 관리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본래 지방의원이란 동네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묵묵히 봉사하며 주민들에게 인품과 실력을 인정받는 게 마땅하다. 선진국에서는 지방의원 직함만으로도 존경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의 사정은 그렇지 않다. 물론 성실하게 연구하며 성과를 내는 의원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칭찬 대신 비난을 자주 받는다. 그중 해외연수와 관련된 비난이 많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우리는 본란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지방의회 해외연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관광지를 돌아보는 걸 뭐라 하는 게 아니다. 유명한 관광지라면 당연히 돌아봐야 한다. 다른 나라의 관광 정책과 현장을 살피는 건 지방의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공무와 외유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평소 문제의식이 없이 그저 놀러 갔다면 외유다. 반면 평소 치열하게 공부하고 문제의식을 갖고 나가 배우는 건 공무다. 문제의식이 있는 지방의원이라면 외국 길거리의 쓰레기통 하나만 봐도 배운다. 따라서 해외연수의 주제를 정할 때부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무엇을 배워올 것인지, 무엇이 부족한지 따져봐야 한다. 공청회를 열어 시민 의견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게 바로 소통 정치이고 매우 창의적인 의정활동이다.

해외연수를 다녀와서도 달라야 한다. 지방의원 본인의 생각과 판단이 담긴 정직한 연수보고서를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지방의회는 주민들에게 훨씬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지방의회마다 공청회 예산도 마련돼 있다. 주민들과 여는 공청회나 토론회는 '의정운영공통경비' 항목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예산은 쓰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어디에 쓰느냐가 지방의회의 수준을 결정한다. 최근에도 지방의회와 여행사가 항공료를 부풀리다 수사 대상이 된 사례가 많다. 충북도내 지방의회들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의회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행안부의 정책이나 제도 개선으로 바뀌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해외연수를 뭐라 하는 게 아니다. 외유성 연수를 하지 말라는 얘기다. 해외연수에 나설 거라면 연수 전에 치열하게 공부하고 토론하는 게 순서다. 그래야 주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지역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제대로 공부하고 일하는 진정성만 보인다면 주민들도 환영할 수밖에 없다. 지금보다 두 배의 예산을 쓴다 해도 기꺼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 잘하고 있는 의회도 많다. 하지만 아직 변화 없는 의회가 더 많다. 이제는 당당하게 실력으로 증명하는 지방의회로 거듭나야 한다.

지방의회의 해외연수는 지금도 주민 공감을 얻지 못한다. 수시로 관광성 외유라는 비판을 받는다. 연수 비용은 해마다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달한다. 그러나 효용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이제 주민 유권자들에게 할 일이 생겼다. 때마침 지방의회 의원들을 뽑는 지방선거가 20여 일 앞이다. 지방의원 해외연수에 드는 비용은 모두 주민 혈세다. 단 한 푼도 허투루 사용해선 안 된다. 성문을 지켜야 할 파수꾼이 혈세 도둑이 되도록 해선 안 된다. 사고가 나기 전 한 명 한 명 잘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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