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권역 모자의료센터인 충북대병원이 고위험 산모·신생아 집중치료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산부인과와 신생아 관련 의료진 부족으로 응급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속보=어린이날 연휴 기간 청주에서 발생한 '산모 응급실 뺑뺑이' 사고를 계기로 충북권역 모자의료센터 운영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6일자 4면>
정부가 충북대병원을 충북권 권역모자의료센터로 지정해 매년 국비를 지원해왔지만 정작 응급 고위험 산모를 수용할 최소 인력조차 확보되지 못한 채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2026 모자의료센터 지원사업 안내'에 따르면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최소 4명의 산과 전문의를 확보해야 한다.
이 인원은 24시간 응급 분만 대응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기준이지만 실질적으로 충북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산과 전문의는 1명 뿐이다.
충북대병원 산과 전문의 2명 가운데 1명이 지난해 해외 연수를 가면서 현재는 전문의 1명만 남아 있다.
해외 연수를 떠난 전문의가 돌아오는 오는 8월까지 의료진 1명이 모든 업무를 담당하면서 야간이나 휴일 긴급 분만 대응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병원 측은 "매년 상·하반기 정기 채용 공고를 내고 있지만 지원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무 강도와 의료사고 부담을 이유로 의료인력의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 기피현상이 여전해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인력 부족과 함께 지역 의료자원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시설과 장비는 있지만 이를 운영할 통합 시스템과 인력 지원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영성 충북대의대 교수는 "충북대병원에 당직 산과 전문의가 없더라도 충남대병원이나 다른 지역 병원의 전문의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구조였다면 부산까지 이송할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현재는 병원별로 센터가 따로 운영되다 보니 인력 풀링이나 공동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충청권역 내에 고위험 산모 진료 역량을 갖춘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존재하지만, 타 병원 진료에 참여할 경우 의료사고 책임 문제가 개인에게 귀속되는 구조라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이다.
결국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단순히 의사 수 확대만으로 접근해서는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인근 민간 의료기관과 공공의료 자원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다"며 "응급 상황 발생 시 특정 병원 소속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진이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산부인과뿐 아니라 심뇌혈관·응급의료 등 지역 필수의료 전반에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모두 인력·예산·법적 지원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