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얼어붙었던 괴산군의 지역 상권에 온기가 돌고 있다.
20일 군에 따르면 지난 1월 19일부터 민생안정지원금 188억 9천700만 원이 지역에 풀렸다.
그 결과 지난 9일 정산액 기준 169억 9천522만 원이 사용돼 약 90%의 높은 사용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급 초기인 1∼2월에만 130억 원 넘게 집중 소비돼 침체했던 상권을 깨웠다.
월별 사용량(카드 결제액 기준)은 1월(19~31일) 36억 8천446만 원, 2월 97억 7천608만 원, 3월 41억 1천102만 원, 4월(1~9일) 5억 7천986만 원 등이다.
민생안정지원금이 지역에서 빠르게 소비로 이어진 것이다.
업종별로는 주유소(40억 4천556만 원)와 편의점·마트(40억 890만 원)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음식점(25억 원)과 의료·보건 분야에서도 고른 소비가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지역화폐(괴산사랑카드)의 저변 확대다.
지난해 12월 40% 수준이었던 가입률이 지원금 지급 3개월 만에 98%로 수직 상승했다.
수십 년간 현금 거래가 관행이었던 전통시장 노점조차도 카드가 결제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군은 민생안정지원금을 일반 지역 화폐가 아닌 '정책 수당' 형태로 발행해 연 매출 30억 원을 초과하는 대형 마트나 병원 등에서도 쓸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생활필수품 구매부터 의료 서비스까지 지역에서 해결하는 구조가 안착하면서 소상공인 매출 증대가 다시 지역 내 재투자로 이어졌다.
이 기간 군내 신규 가맹점은 음식점과 의료기관 등 140여 곳이 늘어나 모두 1천794곳으로 늘었다.
민생안정지원금이 군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극적인 효과를 낸 것이다.
현장에서는 이런 일시적 활력을 상시적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읍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1) 씨는 "지원금 덕분에 매출이 올랐지만, 기한이 끝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까 걱정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괴산의 이번 사례가 정부가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추가 선정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구 감소로 소비 시장 자체가 소멸할 위기에 처한 농촌 지자체에서 정기적인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상권을 유지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생존 전략'이기 때문이다.
군은 이미 전 군민의 98%가 지역 화폐망에 가입했고, 정책수당을 통한 대규모 자금 유통 경험으로 기본소득을 즉시 수용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
군 관계자는 "괴산형 민생안정지원금이 위축된 지역 상권에 확실한 마중물이 됐다"며 "경제 선순환의 온기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농촌 지역의 지속 가능한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괴산 / 주진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