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삼년산성 일대에서 바라본 일출 풍경. 군은 탐방로 1.6km 구간 정비와 전망데크 설치 등을 통해 삼년산성을 ‘걷고 머무는 체험형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보은군
[충북일보] 삼국시대 신라의 전략 거점이었던 산성이 이제 '걷고 머무는 공간'으로 바뀐다. 보은군 삼년산성이 보존 중심 유적에서 체험형 문화공간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보은군은 삼년산성 공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탐방환경 정비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노후 시설을 정비하고 관람 동선을 개선해 방문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삼년산성은 신라 자비왕 13년인 470년에 축조된 대표적인 석축 산성으로, '삼국사기'에 축성 시기와 과정이 명확히 기록된 드문 유적이다. 성을 쌓는 데 3년이 걸렸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으며, 이후 신라의 북진과 삼국 통일 과정에서 중요한 군사 거점으로 활용됐다.
이곳은 소백산맥을 넘어 금강과 남한강 수계로 이어지는 교통로의 중심에 위치해 삼국 간 세력 다툼의 핵심 요충지였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군사·행정 거점으로 기능이 이어졌다. 성 내부에서는 건물지와 우물, 연못 등 생활시설이 확인돼 단순 방어시설을 넘어 장기 주둔이 가능한 공간이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축성 연대와 기능 변화가 명확히 기록된 삼년산성은 한국 성곽 연구의 기준으로 평가될 만큼 학술적 가치가 높은 국가유산이다.
군은 이러한 역사적 자산을 기반으로 관광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탐방로 목계단 약 1.6km 구간을 정비하고, 전망데크 4개소를 보수·신설해 관람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본예산 8억 원을 투입해 주요 구간부터 단계적으로 정비를 진행한다.
현재 실시설계용역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설계가 완료되는 대로 국가유산청 승인 절차를 거쳐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군은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국비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최재형 보은군수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해 2027년도 예산 반영을 요청하며 중앙부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정비는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문화재 활용 방식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삼년산성은 높은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체류형 관광지로서의 기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접근성과 관람 환경 개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문화유산팀 담당자는 "삼년산성은 보은을 대표하는 핵심 문화유산"이라며 "탐방환경 개선을 시작으로 역사와 경관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은 / 이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