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남편이 TV를 보고 있다. 세계 테마 여행에서 경쾌한 노래가 흐른다. 뉴질랜드 북섬이 나오며 '포카레 카레 아나' 뉴질랜드 구전 전통민요가 들린다. 남편과의 뉴질랜드 여행을 떠 올린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연가'는 '포카레 카레 아나(Pokare Kare Ana)'라는 마오리족이 부르는 전통민요이다. 이 곡을 한국식으로 번안 한 곡이 '연가'이다. '포카레 카레 아나'는 그리움의 기다리는 사랑을 노래한 곡이다. 마오리어로 돼있는 원곡 노랫말을 펼쳐본다.
와이아두의 바다엔 폭풍이 불고 있지만
그대가 건너갈 때면
그 바다는 잠잠해질 겁니다
그대여 내게로 다시 돌아오세요
너무나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요
그대에게 편지를 써서 반지와 함께 보냈어요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그대여 내게로 다시 돌아오세요
너무나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내 사랑은 마르지 않아요
내 사랑은 언제나 눈물로 젖어 있을 테니까요
원곡은 마오리족의 사랑과 기다림, '연가'는 이별과 그리움의 정서를 표현한 삶의 리듬이라고 돌려본다. '포카레 카레 아나'는 마오리족의 전설과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다. 지금 포크송으로 듣는 '연가'는 1950년대 6.25 전쟁에 참전한 뉴질랜드 군인들에 의해 번안돼 대중적으로 불리게 됐다. 이 곡은 지금도 중학교 음악 교과서에 나와 청소년부터 황혼기 노인 세대까지 즐겁게 부른다. 번안 가요는 주제 음악이나 줄거리를 그대로 두고 풍속, 인명, 지명 따위를 시대나 풍토에 맞게 바꾸어 부르는 노래다. '연가'는 번안 민요로 원곡보다 더 유명해진 곡으로 뉴질랜드에서도 부르고 있다.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닌 그 안에 담겨있는 역사와 문학적 의미가 감성을 건드린다. 중학교 음악 교과서에는 기타, 우쿨렐레로 연주하며 포크송처럼 노래를 부르게 돼있다. 사장조로 돼있는 이 곡은 멜로디와 화음(코드)의 변화가 단순하다. 따라서 조금 빠르게 연주하면 기다리는 사랑의 그리움이 문학적으로 표현되는 아름다운 노래다. '연가'에 담긴 사랑의 기다림 사연을 노랫말로 풀어본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도 이름답지만
사랑스런 그대 눈은/ 더욱 아름다워라
그대만을 기다리리/ 내 사랑 영원히 기다리리
뉴질랜드 마오리족 민요를 번안해서 이명원이 우리가 부르기 좋게 작사했다. 이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다. 뉴질랜드 가수 '키리 테 카나와'가 음반을 취입해 내놓으며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국가 다음으로 부르는 사랑 노래라고 할 터이다.
1970~19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도 윤현주, 박인희 등 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한 곡이다. 젊은이들도 통기타를 치며 캠핑 장, 바닷가에서 즐겨 불렀다. 지금도 기타 교본과 우쿨렐레 교본에도 실려있어 교습하며 즐겁게 부르고 있다.
원곡 '포카레 카레 아나' 노래의 사연을 알아본다. 원수지간의 부족 추장의 딸과 청년이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로토루아(Rotorua)호수와 그 안에 있는 모코이아(Mokoia) 섬에서의 전설이다. 이 호수는 수백 년 전 마오리족과 여러 부족이 치열한 전쟁을 했던 곳이다.
아리아 부족 추장 딸 하네모네(Hinemona)와 다른 부족 가난한 젊은이 투타나카(Tutanekai)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그리움의 공간으로 바라본다. 원수지간인 두 부족의 오랜 전쟁과 증오 속에서 그들은 사랑을 나눌 수 없었다. 추장인 아버지는 투타나카를 만나지 못하게 모든 카누를 불태웠다. 그러나 하네모네는 투타나카를 잊지 못하고 사랑에 빠졌다. 고요한 밤이 돼 투타 나카의 피리 소리가 들리자 하네모네는 투타 나카를 보고 싶었다. 결국 표주박을 허리에 주렁주렁 달아 단단히 매고 헤엄쳐 로토루아 호수를 건너 사랑을 나누었다. 마오리족 추장이 할 수 없이 두 부족 간의 화해로 사랑의 결실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도 사랑의 전설이 많은 관광객을 부른다. 그들은 각종 공연과 전통음식으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그들은 공연 마지막에 출연자 모두 나와 기타 치며 '연가'를 그들의 언어로 부르고 우리말로도 이어 부른다.
필자는 오래전 여름날에 남편과 뉴질랜드 북섬을 여행했다. 그 나라 가이드가 로토루아 호수 배 위에서 전설 이야기를 해주며 '연가'를 불렀다. 그때 노래를 듣고 내가 아래 음을 넣어 불러주니 화음이 돼 아름답게 들렸다. 배에 탔던 다른 나라 관광객들이 코리아, 대한민국을 부르며 소리치던 추억이 떠오른다. 이처럼 이 곡은 돌림노래 부분을 2부 부분 합창으로 부르면 더욱 맛있게 부를 수 있다.
바다나 큰 호수를 바라보며 흥얼거리는 노래는 특별히 삶의 위안을 준다. 연가는 좋은 친구나 한 그룹의 동료들과 인연을 쌓을 수 있는 곡이다. 노래 속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은 밝은 등이 돼 밝게 빛나리라. 뉴질랜드 북섬을 곱씹어본다. 관광객들과 불렀던 '연가'가 만트라 주문처럼 머릿속을 맴돈다. '내 사랑 영원히 기다리리', 힐링 되는 가락이 글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