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 3시 59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현장.
[충북일보]국민안전의 날이 지정된지도 벌써 12년이지만 충북 지역에서는 여전히 예방 가능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주 봉명동 LP가스 폭발 사고를 계기로 안전 불감증과 구조적 문제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새벽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식당에서 LP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이 발생해 주민 16명이 다쳤다.
폭발 충격은 반경 100m 이상으로 퍼지며 인근 아파트와 상가, 차량까지 광범위한 피해를 남겼다.
이번 사고 원인이 LP가스 누출로 추정되면서 가스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폭발이 일어나기 전날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식당 주인의 신고를 받고 가스 설비 업체가 현장 점검을 나갔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문제는 이런 인재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충북에서는 대형 재난이 반복되며 유사한 교훈을 남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각심이 흐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93년 청주시 우암동의 한 상가아파트가 붕괴돼 매몰된 시민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청주시
지난 1993년 청주 우암동 상가아파트 붕괴 참사는 대표적인 사례다.
2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친 이 사고의 원인은 부실공사였다.
아파트를 짓는데 자갈이나 불량골재 등을 사용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고, 시공한 업자들도 자격 미달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사고는 인재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충주호 유람선 화재로 29명이 숨졌고, 2012년에는 청주 LG화학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8명이 숨을 거뒀다.
2017년에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29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도 관리 부실과 대응 실패가 겹치며 인명 피해를 키운 사례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인재의 원인으로 구조적 한계와 현장 대응 체계의 미비를 지목했다.
재난 관련 연구원 A씨는 "사고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완벽한 사전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위험 징후를 인지했음에도 구조적으로 개선이나 대응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재난 대응 체계는 여전히 사전 예방보다는 사후 대응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사고 발생 시 책임이 분산돼 있고 지휘 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처 간 협업의 어려움도 주요 원인으로 봤다.
그는 "기관별 역할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구조"라며 "재난 발생 시 유기적인 대응이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사고 직후에는 대책이 쏟아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관심과 관리 강도가 약해지는 것도 반복 사고의 원인"이라며 "현장 중심의 점검과 지속적인 관리가 병행되지 않으면 유사 사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재난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각종 재난 대응 매뉴얼이 존재하지만 실제 상황과 괴리가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라고 꼽았다.
공무원 B씨는 "상황이 발생했을 시에 어떻게 징후 감지랑 초동 대응 단계가 중요한데 이는 전문적인 영역"이라며 "담당 공무원들이 순환 보직으로 자주 바뀌면서 전문성을 축적하지 못하게 되는 점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를 들어 재난 대응 본부를 가동해야 하는 상황인지 등에 대한 판단이 빨리 이뤄져야 하는데 담당자가 바뀌다보니 이러한 매뉴얼이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