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정당이길 포기 하나

2026.04.15 16:52:14

이정균

시사평론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정치학 개론이 가르친다. 일체의 권력은 자기 절제력이 없다. 권력자는 외부의 견제력이 약하면 약할수록 어김없이 권력이란 열차에 가속도를 추구한다. 절대 권력은 무한 권력을 만끽하며 절대 부패에 빠져 내부로부터 붕괴한다. 역사가 증명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국민의힘처럼 야당은 고사하고 정당의 기능까지 스스로 포기한 사례를 보지 못했다. 제1야당이면서 직전 집권당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국민의힘이 지리멸렬하다. 국회 전체 의석수 300석 가운데 3분의 2에 조금 못 미치는 절대 다수를 민주당과 범여권이 차지하여 입법 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르는 현실에 국민의힘이 야당이길 포기한 게 아닌가 싶다.

국민의힘은 국회 107석을 가진 거대 야당이다. 범여권이 헌법도 개정할 수 있는 3분의 2가 되지 않을 뿐 국회 의결이 필요한 거의 모든 사안을 마음대로 주무르기 때문에 야당이 아무 힘도 못 쓴다는 변명은 그만하길 바란다. 정녕 그렇다면 차라리 국민의힘은 해체가 답이다. 야당이 소중한 것은 집권 세력이 권력 확장 욕망의 늪에 빠져 국가사회의 근간을 마구 흔들어대는 독주를 감행할 때 이를 견제하여 보전할 의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대야소에서 표결을 이기지 못한다는 이유로 야당을 비판하는 국민은 없으며 기대하지도 않는다. 국민들이 야당에게 원하는 야당다움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야당의 본질적 존재이유는 견제와 비판이다.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집권당의 반민주적 법안을 의석수가 부족한 야당이 표로 저지할 도리는 없으나 그 과정에서 야당이 절실하게 투쟁하지 않는 것은 다수결의 원칙과는 별개의 문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의 싸움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비친다. 숫자가 아니라 투쟁력에서 비교가 되질 않는다. 정치판에서는 논리로 무장하여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을 설득하는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인데 국민의힘에는 논리가 안 보인다. 투쟁할 용기도, 논리도 구비되지 않은 국민의힘에게 야당의 역할을 계속 맡기는 건 국민에 대한 희망고문이다.

국민의힘에서 발견되는 특이점 가운데 하나는 민주당과의 대치전선은 회피하면서 당 내부에서의 헤게모니 싸움은 마다하지 않고 또 그에 능하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이며 망상적인 계엄령 선포의 배경에는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와의 내부 갈등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정설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돌파하고 대권을 잡기위해 여소야대 국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윤석열 정권을 옭아매고 탄핵을 남발했다. 그러나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는 싸우지 않고 자당 소속 윤석열 대통령과 밤낮으로 열심히 싸웠다. 윤석열 탄핵에도 앞장섰다. 배신자의 낙인이 찍히고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에는 한동훈 당 대표 시절의 가족이 같은 당 대통령 부부를 원색적으로 욕하는 내용의 글을 당 게시판에 수차례 올렸던 사건이 들통 났다. 결국 한동훈 전 대표는 당에서 제명됐고 지금도 국민의힘을 향해 싸우는 중이다.

***헤게모니 싸움만 하는 야당

6.3지방선거가 목전에 다가왔음에도 국민의힘은 당권을 강화하려는 당권파와 이를 눈 뜨고 보지 못하는 친 한동훈계가 줄기차게 대립한다. 지방선거 국민의힘 참패 예상은 보편적 인식이자 국민의힘도 차마 부인하지 않는다. 야당의 6.3지방선거 패배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입법·사법·행정의 삼권을 집권세력이 완전히 장악한 상태에서 마지막 남은 지방권마저 독식하는 절대 권력이 된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덕분에 민주당은 장기집권을 꿈꾼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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