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지사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국민의힘 공천 과정이 혼란스러운 반전의 연속이다. 법원이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신청한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 공천 배제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을 3월 31일 인용 결정했다. 지난 달 16일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대한 컷오프를 발표해 전국에서 최초로 현직 광역단체장이 공천 배제 당한 바 있다.
***국힘의 컷 오프 법원이 제동
법원은 이같은 국힘의 컷오프 결정 과정에서 당헌·당규 규정을 위반했거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중대한 하자가 있으며 이로 인해 김 지사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 정치 활동의 자율성을 인정하더라도 당내 기본 원칙의 본질을 침해할 만큼 합리성과 타당성이 없는 결정이었다는 법원의 판단이다.
특히 법원은 이미 적법한 공천신청 공고와 접수, 신청자 명단 공고, 자격심사까지 마친 상태에서 김 지사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동시에 추가 공천신청 절차를 진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결정을 국민의힘이 내린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봐 추가 공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국힘 공관위의 무원칙과 과대망상에 빠진 소영웅주의가 낳은 참극이다. 혁신에 관한 개념 정립조차 되지 않은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소영웅주의에 도취되어 명확한 공천 기준도 없이 민주적 절차마저 생략한 채 오직 혁신이라는 단어만 반복하며 칼을 휘둘렀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주호영 대구시장 공천 신청자, 이진숙 대구시장 공천 신청자 등을 컷 오프 시키면서 납득할만한 사유를 대지 못했다.
현역 단체장이거나 다선 의원처럼 지명도와 기득권이 있어 보이는 공천 신청자를 배제하는 것을 혁신과 변화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컷 오프 하지 않은 나머지 단체장들과 다선 의원들을 보면 형평성을 상실한 자의적 권한 남용일 뿐이다. 나아가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이 집단 반발하자 박형준 부산시장에겐 컷 오프 방침을 철회하고 경선 기회를 주는 등 공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수준 이하 마구잡이였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사면초가에 몰려 가뜩이나 어려운 제1야당을 살리는 공천을 한 게 아니라 치유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분탕질을 저지르고 물러났다. 국힘 공관위원들이 일괄사퇴하면서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이번 공천은 시끄러웠지만 그 안에는 판을 바꾸려는 시도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 정치 변화를 향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자평했다. 착각이며 자가당착이다. 그는 판을 바꾸려는 시도만이라도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공정하지 않은 방식이 잘못이며 특정인을 내정한 추가등록으로 공천권을 희화화하는 중대한 과오를 남겼다.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 공천 파동으로 여러 명의 정치인이 상처를 입거나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나게 됐다. 조길형 전 충주시장과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국민의힘 공관위에 반발하며 후보 사퇴했고, 추가 공모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수민 전 충북도정무부지사는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무원칙으로 공천권 희화화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 공천 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국민의힘 중앙당이 가처분 인용에 대해 항고를 검토하면서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뜬구름 잡는 식의 도정 운영을 비판하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공관위의 재량권 일탈도 비판한다. 독주하는 집권당을 전혀 견제하지 못하는 국민의힘, 정당의 고유 권한인 공천권마저 법원의 제동에 걸려 헤매는 국민의힘도 비판대상이다.